[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남미의 강호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우루과이 월드컵대표팀의 현실은 암울하다.
브라질의 글로부는 26일(한국시각) '우루과이 선수단이 스페인전을 앞두고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손꼽는 강호다. 월드컵 초대 우승국이자, 단 6개의 국가 뿐인 월드컵 2회 이상을 달성한 나라이기도 하다. 1950년 이후 76년 동안 우승이 없지만, 그간 하락을 거듭했던 것은 아니다. 꾸준히 스타들의 등장과 남미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아왔다. 우루과이가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한 것은 불참한 1934, 1938년을 제외하면 단 6회뿐이다. 15회나 월드컵에서 경쟁을 펼쳤다.
다만 2022년은 우루과이 황금 세대의 변곡점이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 진출로 기대감을 모았던 선수단은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호세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 막시 페레이라 등 핵심 선수들의 시대가 저물며, 변화를 맞이했다. 페데리코 발베르데, 다르윈 누녜스, 마누엘 우가르테, 로날드 아라우호 등 새로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경쟁력은 부족했다. 2022년 카타르 대회 당시 한국과 0대0 무승부, 포르투갈에 0대2로 패한 우루과이는 최종전 가나에 2대0으로 승리했음에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26년 월드컵은 절치부심이었다. 지난 대회 후 곧바로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선임했다. '광인'이라는 별명의 비엘사는 전술적인 역량과 지나친 훈련량 등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칠레 대표팀을 이끌며 성과를 내는 등 남미 국가와의 궁합이 잘 맞았다. 그렇기에 우루과이는 기대감을 갖고 그를 데려왔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우루과이에서도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곪았던 부분이 있었다. 비엘사의 과도한 훈련 방식에 불만을 가진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과정으로 이를 무마했으나,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1 무승부, 카보베르데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굴욕이나 다름없었다. 우루과이의 32강 낙관 전망도 무너졌다. 3차전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해야만 32강행에 청신호가 켜진다.
다만 이를 앞두고 항명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글로부는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마누엘 우가르테,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여러 선수들이 비엘사 감독에게 항명했다. 선수들은 면담을 요청해 불만을 토로했다. 과도한 훈련량으로 인해 선수단이 부상을 겪었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비엘사는 선수들의 항명에 불쾌감을 표하며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러 차례 선수단의 태도에 불만을 표했던 비엘사는 호세 히메네스 등의 중재에도 마음을 굽히지 않았다. 스페인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우루과이 대표팀의 암담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