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당한 충격적인 패배는 32강 진출 불확실성만 키운 것이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도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은 2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남아공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대1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한국은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체코를 2대1로 제압한 1차전 승리로 랭킹이 4계단 뛰어오르며 21위로 상승,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시아 2위였던 이란이 뉴질랜드와 무승부에 그치며 23위로 내려앉자 한국은 오랜만에 아시아 두번째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전 0대1 패배로 흐름이 꺾이기 시작했다. 이란이 벨기에와 비기면서 다시 한국을 추월했고, 25위로 밀려나자 한국은 다시 아시아 3위로 내려앉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정타는 남아공전이었다. 0대1 패배 한 경기만으로 FIFA 랭킹 포인트 33점이 넘게 증발했다. FIFA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랭킹에 따르면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이집트, 노르웨이, 코트디부아르 등 여러 나라가 기회를 틈타 치고 올라왔다. 결국 한국은 랭킹에서 6계단이나 곤두박질쳤다.현재 포인트는 1558.72점, 순위는 31위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호주한테도 밀려 4위가 됐다. 아시아 호랑이라고 외치기에 부끄러운 순위다.
한국이 FIFA 랭킹 3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약 5년 만이다. 지난 2021년 12월 35위였던 한국은 2022년 2월에 29위로 진입한 이후 단 한 번도 20위권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었다. 2024년 초반부터는 항상 20위권 초반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아시아 정상급 전력임을 수치로 증명해 왔다. 그 오랜 성과가 단 두 경기 만에 무너졌다.
지금의 추락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FIFA 랭킹은 향후 대회 시드 배정, 조 추첨 등 실질적인 경기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3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는 것은 불리한 조 편성을 감수해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상된 랭킹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긴 여정이 필요하다. FIFA 랭킹은 최근 경기들의 결과를 누적 반영하는 구조인 만큼, 잃은 포인트를 되찾으려면 A매치에서 꾸준한 승리가 이어져야 한다. 특히 월드컵 본선은 반영 비중이 커 이번 손실이 더욱 뼈아프다. 이번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상처가 언제 아물지, 한국 축구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은 채 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