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축구는 물론 K리그의 미래는 유소년이다. 4전5기의 끈질긴 도전 끝에 충북청주FC를 K리그 무대로 이끈 김현주 대표이사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지역 유소년 육성을 꼽았다.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2023년 U-12팀(12세 이하) 창단을 시작으로 연령별 유스 시스템을 완성했다. U-12와 U-15팀(15세 이하)은 클럽으로, U-18팀(18세 이하)은 학교 협약으로 만들었다. 1973년 창단돼 청주 지역 축구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한 운호고와 손을 잡았다. 선수 수급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던 운호고는 총동문회와 충청북도교육청, 그리고 충북청주의 협조 속 다시금 명가 재건에 나섰다.
2024년 고등학교 1학년으로 구성된 첫 기수와 함께 본격적인 출발에 나섰다. 충북청주는 지역에서 성장한 선수를 프로에 데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운호고에 많은 공을 들였다. 선수 선발부터 훈련, 지도자 운영, 대회 참가, 장비 지원 등에 나섰다. 특히 수시로 운호고 선수들을 프로팀 훈련에 참여 시켰다. 프로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함께 호흡하게 해, 빠른 성장을 도모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2월 합천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창단 처음으로 20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5월 프로 유스 토너먼트에서는 첫 14강에 올랐다. 2026년 K리그 주니어리그에서도 권역 3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왕중왕전 진출권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준프로 선수까지 배출했다. 운호고의 주전 골키퍼 공태윤과 구단 최초의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지역 유망주의 프로팀 정식 입단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창단 3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였다.
하지만 이런 결실에도 불구하고, 최근 운호고를 둘러싸고 학교 안팎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축구부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청주 지역 내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선수들의 학업을 관리해야 하는 학교 측에서 학사 행정 등을 이유로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야심찬 출발과 다른,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에 충북청주나 지역 축구계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소년 육성 성과는 단기간 나타나기 어렵다. 3년 만에 이 정도 결과를 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 구단은 물론 학교 측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유소년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통의 명가' 포항, 울산, 서울, 전북 등도 수년간 토대를 쌓으며 지금의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다시 판을 깐다는 것은 단순히 학교를 바꾸는 게 아니다. 그간 만든 시스템을 통으로 바꾸는, 사실상의 재건축을 의미한다.
또 다시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이제 조금씩 열매를 따려는데, 과수원을 엎자고 하는 꼴"이라고 안타까워하며 "지금이라도 운호고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