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홍명보 감독만 떠나는 것이 아니다. 월드컵은 '사령탑의 무덤'으로 전락했다.
시작은 사브리 라무쉬 튀니지 감독이었다. 튀니지는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스웨덴에 1대5로 완패했다. 튀니지축구협회는 라무쉬 감독을 경질하고 에르베 레나르 감독을 선임했다. 이번 대회 1호 경질이었다. 그러나 튀니지는 결국 일본(0대4 패)-네덜란드(1대3 패)에 연달아 패하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스티브 클락 스코틀랜드 축구대표팀도 32강 진출이 무산된 직후 사임했다. 2019년 스코틀랜드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락 감독은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끌어냈다. 지난 달 스코틀랜드 축구협회와 4년 재계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C조에서 1승2패(승점 3)로 3위에 머물렀고, 토너먼트 진출을 놓쳤다. 결국 그는 사임을 선택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도 우루과이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우루과이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H조에서 2무1패(승점 2)를 기록했다. 조 3위 팀 가운데서도 최하위로 밀려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우루과이는 2022년 카타르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했다. 비엘사 감독은 "이번 결과는 나의 책임이 명확하다. 우리의 최종 성적은 어떤 변명도 필요 없다. 선수 관리 역량이 부족했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내가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도 우리는 결과를 바꾸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팬들이 실망했다는 생각에 큰 좌절감을 느낀다. 결과가 너무 나쁘게 끝난 게 고통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토너먼트에 진출했다고 해서 책임이 경감되는 것은 아니다. 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월드컵대표팀 감독도 사퇴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32강전에서 모로코에 충격패하며 월드컵을 마감했다. 네덜란드는 선제골을 넣고도 모로코에 동점골을 내주며 주춤했고, 승부차기 끝에 패배를 떠안았다. 쿠만 감독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시간이 이렇게 끝나는 것이 더욱 아쉽다. 우리 모두 월드컵에서 역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실망했다. 감독으로서 나는 항상 그 책임을 느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일본의 2연속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일본은 이번에도 토너먼트 승리를 이루지 못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선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3기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가 떠난다면 오이와 고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오를 예정'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