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커리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로 시작해 호날두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아 3년간 팀을 이끈 스페인 출신 마르티네스 감독은 7일(한국시각) 스페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는 0대1로 패배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라고 밝혔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에서 45경기를 지휘하면서 따뜻한 환영과 사랑을 받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힘들지만, 한 시대의 끝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사퇴는)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비티냐, 주앙 네베스(이상 파리생제르맹),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와 같은 초호화 미드필더진을 보유했지만, 16강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우린 실패하지 않았다. 우승후보에 패했을 뿐"이라며 "월드컵 빅매치에선 사소한 디테일에 승패가 갈린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기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이 스페인전을 마치고 비판받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미드필더진의 능력을 활용하지 않은 '중원 삭제 축구'와 별다른 영양가를 보여주지 못한 41세 베테랑 공격수 호날두를 90분 내내 기용한 것이다.
호날두는 이날 90분 동안 총 19번의 볼 터치만을 기록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 터치는 3회에 불과했다. 3개의 슛을 날렸지만,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대를 벗어났다. 포르투갈 현지에선 크로아티아와의 32강전에서 극장 결승골을 넣은 '특급 조커' 곤살루 하무스(AC밀란)를 투입하지 않은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호날두를 교체할 순 없었다. 그는 90분 내내 뛸 수 있는 상태였다"며 "호날두는 세트피스 상황이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공간을 창출한다"라며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기가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하무스를 투입하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흐름을 유지해야 했고, 정규시간에 최고 득점자를 교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를 경기장에 남겨두고 비티냐, 윙어 주앙 펠릭스, 페드루 네투 등을 벤치로 불러들였으나, 교체투입한 선수 중 누구도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한편, 호날두는 경기 후 이번이 자신의 월드컵 경기라며 '월드컵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처럼 내일도 마음 편히 일어날 것"이라며 "나는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23년간 뛰며 3번 우승했다. 그 전에 포르투갈은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었다. 유로 우승이 특히 중요했다. 솔직히, 나에게 유로2016 우승은 월드컵 우승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에 대해 "마르티네스 감독과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좋았다. 그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훌륭한 지도자다. 포르투갈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고, 난 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포르투갈을 위해 헌신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을 꺾고 8강에 오른 스페인은 미국-벨기에 승자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