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메시 잔류시키기 위한 마케팅용 조작!"
호삼 하산 이집트 감독이 8일(한국시각) 미국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북중미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후반 79분까지 2골을 앞서며 선전하다 후반 34분 크리스티안 로메로, 후반 38분 메시, 후반 추가시간 2분 엔조 페르난데스에게 13분 만에 3골을 내주며 역전패한 직후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해 격노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일련의 편파 판정으로 인해 패했다는 주장이다.
후반 92분 페르난데스의 역전 결승 헤더골이 터지자 이집트 벤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집트 코칭스태프가 프랑수아 르텍시에 주심에게 격렬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사아판 엘사기르 골키퍼 코치가 퇴장당했고, 하산 감독은 주심과의 충돌 직전 코칭스태프의 만류로 간신히 카드를 피했다.
이집트 측은 아르헨티나의 결승골 직전,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훌리안 알바레스의 발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주심과 VAR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극도로 분노했다.
후반전 이미 이집트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파울을 이유로 골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던 바.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에 유리한 판정이 이어지면서, 이집트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디펜딩챔피언,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타이틀 방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하산 감독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FIFA가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메시를 '마케팅 목적'으로 대회에 잔류시키기 위해 경기를 조작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상심한 하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우세했지만 축구는 불공평하다"며 입을 열었다. "이것은 마케팅의 문제일 수 있다. 그들은 전 대회 챔피언(아르헨티나)이 포함된 월드컵을 원하고, 메시가 대회에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모든 이집트인, 아랍인, 아프리카인들이여,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다른 요인들'이 존재한다"며 "차라리 깔끔한 패배였다면 기쁘게 받아들였겠지만, 오늘 같은 참담한 패배 앞에서는 선수들에게 마음껏 화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를 상대로 싸울 때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알던 축구와는 다르다. 사방에서 세계 챔피언을 향한 지지와 마케팅적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향한 울분을 토해냈다.
하산 감독은 "왜 스포츠에, 축구에 공정함이 없는가? 여기서 미사여구를 쓰면서 착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오늘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고, 부당한 판정의 피해자가 됐다"라고 말했다. .
그는 이번 결과가 '내부적' 및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집트 측이 당초 르텍시에 주심의 배정에 반대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집트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골이 취소된 데 이어, 살라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설 수 있는 완벽한 기회에서 석연치 않은 파울 판정으로 흐름이 끊기는 등 판정과 싸워야 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직후 터치라인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하산 감독은 양손을 높이 들어 'X' 자 표시를 만들었는데, 이는 보통 심판에게 인종차별적 행위를 고발할 때 사용하는 제스처다. 하산 감독이 특정 사건을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작용한 불공정한 판정 전반에 대한 항의인지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날 미국-벨기에전에 이어 또다시 판정, 운영상의 불공정성이 뜨거운 화두가 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후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레드카드 징계를 유예해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후반 추가골을 터뜨린 무스타파 지코 역시 르텍시에 주심을 '불공정한 심판'이라 부르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코는 눈물을 흘리며 "심판은 공정하지 않았다. 의롭지 않았고 편파적인 심판이자 인간이다. 불공정함이 너무나 명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판이 한 국가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0으로 이기고 있었다. 하지만 우승컵은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이집트 팬들에게 죄송하다. 오늘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 신의 이름을 걸고 말하건대 이건 우리 손을 떠난 일이었고, 심판의 손에 달려 있었다. 우승컵은 이미 결정됐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한다. 이제 당신들은 아무것도 필요 없을 것"이라며 뼈 있는 인터뷰를 남겼다.
일부 팬들은 이집트의 패배 이후 아르헨티나가 지난 12번의 월드컵 경기에서 무려 8개의 페널티킥을 얻어냈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이러한 페널티킥들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한편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승부차기 혈투끝에 콜롬비아를 꺾고 올라온 스위스와 격돌한다. 4강에선 잉글랜드-노르웨이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