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금세대가 약속을 지켰다."
스위스 매체 '블릭'이 8일(한국시각), 스위스 축구대표팀이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 밴쿠버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해 72년만에 8강 진출권을 획득한 뒤에 남긴 평이다. 이 매체는 "역대 최고의 월드컵이 현실이 되었다. 지난 수십년간 월드컵 16강은 스위스 축구의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때로는 운이 부족했고, 때로는 침착함이 부족했고, 때로는 집중력이 부족했고, 때로는 더 강한 상대가 길을 막았다. 하지만 이 팀은 항상 역사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역사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해냈다"라고 8강 진출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위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컵 8강 무대를 누빈 건 자국에서 열린 1954년 대회였다.
'블릭'은 "스위스의 8강 진출은 우연이 아니다. 1년 전 미국 친선 투어부터 계획된 공동의 목표의 결과이다. 대표팀은 좌절을 극복하고, 비판과 갈등을 견뎌내며,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성숙해지면서 하나의 응집력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바로 그것이 위대한 팀을 만드는 요소"라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19위인 스위스는 조별리그 B조에서 2승1무(승점 7) 무패를 질주하며 조 1위로 32강에 올랐다. 8강 진출 역사를 쓴 BC플레이스 밴쿠버에서 열린 공동 개최국 캐나다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2대1 승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2강전에서 알제리 돌풍을 꺾은 스위스는 까다로운 남미팀인 콜롬비아마저 뛰어넘었다. 연장전 포함 120분간 단 7개의 슈팅에 그칠 정도로 공격에 애를 먹었지만, 니코 엘베디가 지키는 수비진과 그레고리 코벨이 사수한 골문은 상대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코벨은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콜롬비아의 4번째 키커인 쿠초 에르난데스의 슛을 막으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스위스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2021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는 우리가 계획한대로 흘러갔다. 경기 초반엔 경험과 올바른 정신력이 필요했다. 후반전엔 선수 교체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장악할 수 있었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원하는 선수를 투입하기도 했다"며 "언제나 계획은 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경기를 진행됐을 땐 더욱 만족스럽다. 오늘 운도 조금 따랐지만, 축구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주장 그라니트 자카(선덜랜드)는 "지금 우리 세대는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팀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경험이 많은 우리 선수들이 후배들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고 있다. 우린 경험을 전수하려고 노력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나라도 엘리트 레벨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력을 심어주는 것이다. 코치진부터 선수 한 명 한 명까지 우리가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1992년생 트리오' 자카,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무적), 레모 프로일러(볼로냐)를 필두로 마누엘 아칸지(인터밀란), 니코 엘베디(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 데니스 자카리아(AS모나코), 브렐 엠볼로(스타드렌) 등은 스위스의 '황금세대'로 불린다. 이번 월드컵은 이들이 함께 누비는 사실상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스위스의 황금세대는 이미 지난 2021년에 열린 유로2020을 통해 처음으로 8강 진출을 달성했다. 유로2024에서도 8강 성적을 냈다. 야킨 감독의 지도 하에 원팀으로 단단해진 덕에 월드컵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블릭'은 "월드컵 8강 진출은 역사적인 순간이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누구나 궁극적인 승리를 꿈꿀 자격이 있다. 월드컵 트로피까지 단 세 경기 남았다. 이제 스위스는 더 이상 누구 앞에서 더는 숨을 필요가 없다. 그 상대가 리오넬 메시라해도 말이다"라고 적었다.
끝으로 "대회 전, 사람들은 이번 대회에 나선 스위스를 역대 최고의 대표팀이라고 불렀다. 오늘, 그 말이 사실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이 세대는 더 이상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작은 나라 스위스에선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들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위스는 12일 오전 10시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