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위스가 콜롬비아와의 승부차기 혈투에서 4대3으로 승리하며 북중미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8일(한국시각)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2018년 브라질 대회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연장 혈투를 치르고도 0-0으로 끝난 경기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모로코-스페인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매체는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보여준 콜롬비아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콜롬비아는 정규 시간 90분 동안 때린 슈팅 7개보다 연장전(8개) 더 많은 슈팅을 퍼부었다. 루쿠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캄파스는 승부차기 돌입 전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반면 스위스는 연장전 동안 단 1개의 슈팅에 그쳤다. 통계상 최근 스위스의 승부차기 성적을 고려하면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다. 스위스는 주요 메이저 대회(월드컵 및 유로)에서 치른 과거 5차례의 승부차기 중, 유로2020 16강전 프랑스를 5-4로 돌려세운 것이 유일한 '승리의 추억'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날랐다. 스위스 철벽 수문장 그레고어 코벨이 승부차기는 물론 경기 중 3개의 유효 슈팅을 폭풍선방하는 눈부신 활약으로 짜릿한 8강행을 이끌었다.
반면 콜롬비아는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연장전에 돌입한 3경기에서 전패하는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정규 시간을 넘어선 토너먼트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국가로 루마니아, 멕시코와 나란히 3전패, 역대 최다 타이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통계는 또 있다. 최근 남자 월드컵에서 치러진 15번의 승부차기 중 13번을 후공 팀이 승리했다. 통상 승부차기 전 주심의 동전 던지기 후 이긴 주장들의 90% 이상이 선공을 선택한다. 상대 결과를 보지 않고 심리적 부담없이 먼저 차는 '선공' 팀을 선호하고 더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 먼저 차는 팀의 승률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공 팀이 골을 성공시키면 후공 팀은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후공' 팀에서 나온 것이 이채롭다. 이번 북중미월드컵 32강, 16강전에서 나온 4번의 승부차기 역시 모두 후공 팀(파라과이, 모로코, 이집트, 스위스)이 승리했다. 후공팀의 압도적 승리는 통계학적으로 이례적이다. 동전던지기 10번 중 앞면이 4번 연속 나올 수 있든 장기적 통계 흐름 속 일시적 변동일 가능성이 크다. 선공팀 믿었던 에이스들의 실축, 후공팀 골키퍼들의 눈부신 폭풍 선방으로 인해 선공의 심리적 우위가 사라진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콜롬비아 역시 선공에서 두 번째 키커 다빈손 산체스가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실축 후 스위스 골키퍼 코벨의 결정적 선방으로 심리적 주도권이 넘어왔다. 독일-파라과이의 승부차기에서도 승부차기 절대 강자 조나단 타의 실축으로 후공 파라과이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한편 스위스의 극적인 8강행과 함께 8강 진출국 중 6개국(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노르웨이, 잉글랜드, 스위스)이 유럽팀으로 채워졌다. 이는 21세기에 열린 월드컵에서 2006년 독일, 2018년 러시아 대회와 함께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브라질이 16강에서 엘링 홀란의 노르웨이에 일격을 당하며 탈락한 가운데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남미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북아프리카 복병' 모로코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비유럽권,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을 지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