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설의 '라스트 댄스'에 '음모론'까지 나왔다. '프랑스 레전드'가 '왕따설'을 제기했다. 1000호골에 도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야기다.
호날두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시작부터 시끌시끌했다. 호날두는 지역 예선 아일랜드전에서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을 당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가 징계를 유예시켜주는 결정을 내렸다. 1경기 출전 정지 처분만 받으며 첫 경기부터 뛸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호날두는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득점은 커녕 슈팅 조차 어려워했다. 동상이라는 비아냥까지 당했다.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전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자존심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이후 부진이 반복됐다.
호날두는 크로아티아와의 32강전에서 마침내 토너먼트의 저주를 풀었다.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커리어 첫 토너먼트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진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또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팀의 0대1 패배를 씁쓸하게 지켜봤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내일이 내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 호날두는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패배로 장식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린 호날두는 "맞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며 "이런 방식으로 월드컵을 떠나게 돼 슬프다. 어제도 말했듯이 나는 모든 것을 쏟아냈고, 후련한 마음으로 떠나게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축구 선수의 삶이다.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전설의 마지막이었지만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인 호날두에게 화살이 쏟아졌다. 포르투갈은 역대급 멤버로 나섰지만, 대회 내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호날두 기용을 고수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스페인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프랑스의 레전드 유리 조르카예프는 호날두를 옹호했다. 호날두 부진의 책임을 대표팀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호날두 같은 선수가 있다면 팀은 그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춰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이번 대회에선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동료들이 호날두를 보이콧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며 "동료들은 그를 지원하지 않았고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르투갈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담을 호날두에게만 전가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조르카예프는 선수들의 책임감 부족도 짚었다. 그는 "비티냐나 브루노 페르난데스 같은 선수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서 책임감을 나눠 가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날두가 유일한 해결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그 외에도 경기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선수는 많았다"고 강조했다.
조르카예프는 1990년대 프랑스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프랑스 대표팀에서 A매치 82경기에 출전해 28골을 기록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 우승 멤버로 유명하다.
조르카예프의 지적과 달리, 기록은 호날두의 편이 아니다. 영국 BBC는 호날두의 이번 대회 기록도 분석했는데,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치른 5경기 중 9분을 제외하고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음에도 대회에 출전한 366명의 선수 중 그보다 볼 터치가 적은 선수는 없었다. 스페인전에서도 90분 동안 볼 터치는 19회, 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5경기 동안 동료에게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준 것은 단 1회에 그쳤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아직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조르제 제주스 감독은 여전히 호날두를 신임하는 모습이었다. 제주스 감독은 알 나스르에서 호날두와 함께 했다. 제주스 감독은 "아직 호날두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대표팀이나 나에게 문제가 될 일은 없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이지만 호날두라는 이유만으로 먼저 대화할 생각은 없다"며 "호날두는 자신의 선수 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이고 대표팀에 선발될 자격이 있다면 발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