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무더위, 혹시 골까지 녹인 거야?' 찜통더위 속 치러진 '하나은행 K리그1 2026' 17라운드에선 유독 골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11일과 12일에 열린 K리그1 6경기에서 총 10골, 경기당 평균 약 1.67골에 그쳤다. 시즌 초인 3월말 열린 5라운드에서 9골이 나온 이후 올 시즌 단일 라운드 최소골 2위 기록이다. 올 시즌 K리그1 경기당 평균 득점인 2.27골과 비교하면 3~4골 정도가 덜 나온 셈이다. 전북 현대가 울산 HD를 3대1로 꺾은 '현대가 더비'와 포항 스틸러스가 광주FC를 3대0으로 이긴 두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4경기에선 고작 3골이 터졌다. 김천 상무와 부천FC는 1대1로 비기고, FC안양은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대0 승리했다. 제주 SK와 대전하나시티즌, FC서울과 강원FC전은 득점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약 한 달간의 월드컵 휴식기 후에 맞이한 두 번째 라운드, 충분한 휴식과 미니 전지훈련 등으로 후반기 준비에 열을 올린 팀들이 꾹꾹 모아놓은 에너지를 발산할 타이밍이었다. 무득점, 저득점에는 저마다 이유가 달랐다. 강원은 선두 서울을 상대로 총 6개의 유효슛을 날리며 우위를 점했지만, 서울 수문장 구성윤의 연이은 선방에 고개를 떨궜다. 인천은 안양전에서 6대4 정도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15개의 유효슛이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골 결정력 부족이 연거푸 인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 울산, 제주, 대전은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세밀한 공격 작업이 아쉬웠고, 광주는 아이데일 등 새 얼굴 영입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북과 포항은 달랐다. 전북은 '특급조커' 이승우의 두 경기 연속골로 후반기 첫 승을 거머쥐었다. 부진한 윙어 김승섭을 하프타임에 빼고 이승우를 빠르게 투입한 정정용 전북 감독의 판단이 주효했다. 정 감독은 2-1로 리드한 후반 20분에는 2008년생 신예 김예건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김예건은 14분 만에 프로 데뷔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최전방 공격수에서 측면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포항의 트란지스카는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고, 추가골을 넣으며 올해 포항 입단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반기에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친 공격수 정한민은 후반 교체투입 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끝에 쐐기골이자 포항 데뷔골을 폭발했다. 전북과 포항은 대다수의 팀과 마찬가지로 공격 자원에 굵직한 보강없이 후반기를 맞이했지만, 감독의 아이디어로 다득점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전북전(3대1 승) 이후 11개월간 3골 이상을 넣어본 적 없는 포항은 지난 라운드 안양전(3대2 승)을 묶어 2경기 연속 3골을 넣으며 2연승을 달렸다.
전반기를 통해 각자의 패는 모두 공개됐다. 주중 깜짝 빅사이닝이 없는 한 이번 18라운드도 지난 주말과 비슷한 멤버로 라인업을 꾸려야 한다. 게다가 시원한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 한 앞으로 7~8월에 열리는 경기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치러진다. 전술을 수행하는 선수들의 발걸음은 점점 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많이 뛰는 축구'를 점점 실현하기 어렵다면, 결국 중요한 건 '머리'다.
전술 변화, 세부 전략, 포지션 변경, 과감한 기용, 교체술과 같은 감독의 아이디어로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경기 도중 수분을 섭취하는 1분간의 휴식시간인 '쿨링 브레이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벤치의 치열한 지략 대결이 승부의 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