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난 솔직히 감독으로서 풍부한 경험이 없어. 이런 자리에 있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 최성용 대구FC 감독이 11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17라운드를 역전승(3대2)으로 장식한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토로한 진심이다.
흔한 풍경과는 달랐다. 보통 경기 후 라커룸에선 감독이 선수들에게 90분 동안 벌어진 일,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진솔하게 자신의 부족한 점과 고충을 '제자'들에게 털어놓고, '나에겐 너희들밖에 없다'라고 '고백'을 하는 지도자는 드물다. 대구 팬들은 "감독님 말씀을 듣고 울컥했다", "실력과 겸손을 겸비한 덕장" 등 '감동 반응'을 쏟아냈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내가 부족한 감독이고, 실제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워져서 어렵다고 말한 것뿐인데"라며 웃었다.
지난 4월 경질된 김병수 전 감독 후임으로 대구 지휘봉을 잡은 그는 "난 15년간 코치 생활을 했다. 정식 감독이 된 건 처음이다. 이정효(수원 삼성) 정경호(강원FC) 유병훈(FC안양) 등 'P급 동기' 중에선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 처음 부임할 때 말했던 것처럼 '혁신적인 전술가'라기보단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고 하는 노력형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라며 "부임 첫 날부터 선수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확실하게 피드백을 줬고, 내가 틀린 게 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느낀 바를 그대로 말해야 진심이 전달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치들과 함께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걸 찾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다. 지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순전히 나와 코치들을 잘 따라준 선수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소통'은 대구를 춤추게 했다. 5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9위까지 추락한 대구는 최 감독 체제에서 8경기 연속 무패(6승2무)를 질주하며 3위까지 점프했다. 성남전 승리로 3연승을 질주했다. 팀내에 자연스레 '최성용 축구'에 대한 확신이 싹텄다. '에이스' 세징야부터 B팀 소속이었던 젊은 선수들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미드필더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외국인 선수들도 개인 욕심을 버리고 전방 압박에 힘쓰면서 대구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안 따라주면 난 짐 싸야 한다"라고 우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8000~9000명대로 떨어진 홈 관중수는 1만명대를 회복했다.
현재 승점 31점인 대구는 2위 수원 삼성(승점 32)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선두 부산(승점 36)과는 5점 차다. 1승, 1승을 위해 정신없이 싸워온 최 감독은 이제 '윗동네'에 어울리는 팀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는 "내가 어렵다고 했더니 베테랑 선수들이 와서 '감독님, 잘하고 계신다'라고 하더라. 앞으로 힘든 시기가 오더라도 우리 선수들을 믿고 '즐겁게' 노력해보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