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영토.'
16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2026 북중미월드컵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관중석으로 다가가 이런 문구가 적힌 걸개를 펼쳐 들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아르헨티나 관중들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인사를 하러 다가온 선수단에 자신들이 들고 있던 걸개를 건넨 것으로 보인다.
포클랜드 제도로 불리는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동남부 대서양에 위치한 군도로, 현재 영국이 실효 지배 중이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전쟁을 벌인 바 있다. 74일간의 전쟁 속에 아르헨티나군 655명, 영국군 255명이 사망했고, 섬 주민 3명도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영국이 승리했지만, 아르헨티나는 이후에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BBC는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2014년 슬로베니아와의 친선 경기를 마친 뒤에도 같은 글귀가 적힌 배너를 들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만파운드(약 403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FIFA는 당시 아르헨티나의 세리머니가 정치적 행동 및 팀 차원의 부정행위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이번 잉글랜드전을 앞두고도 '말비나스, 마라도나, 메시' 등의 문구가 담긴 노래를 부르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빅토리아 비야루엘 아르헨티나 부통령 역시 경기 전 SNS를 통해 "이 경기는 침략자들을 몰아내는 승부"라고 적는 등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경기 전 "역사적으로 슬픈 일이었고, 우리는 희생자를 기억하지만 이건 단지 축구일 뿐이다. 정치와 축구를 혼동해선 안된다"고 선수들에게 냉정을 촉구한 바 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다시 한 번 '말비나스'를 거론하며 영국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였다. FIFA가 이번에도 벌금 처분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