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원FC위민과의 두 달 전 저녁 약속, 드디어 지켰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15일 'WK리그 선두' 수원FC 위민 선수단을 초청해 격려 만찬을 가졌다.
이날 만찬에는 재선에 성공한 구단주 이재준 수원 시장, 신현삼 수원FC 재단 이사장,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 5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4강전 이후 두 달 만에 성사됐다. 수원FC 위민은 2월 AWCL 8강 원정서 '디펜딩 챔프' 우한 장다 WFC를 4대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하는 깜짝 쾌거를 달성했고, 덕분에 대한축구협회가 미리 유치신청해둔 수원 홈에서 준결승, 결승전을 치를 호재를 맞았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준결승 폭우 속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1대2로 패하며 결승행을 놓쳤다. 여자축구 자체보다 '남북' 대결에 쏠린 정치적 관심 속에 안방임에도 불구하고 '내고향 응원단'에게 안방을 내준 듯한 쓰라린 기억도 있었다. 박길영 감독이 눈물을 쏟으며 "우리 여자축구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고, 최휘영 문체부장관은 5월 23일, 결승전을 앞두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박길영 감독을 만나 선수단 만찬을 제안했다. 여자축구 리그, 국제대회 일정과 최 장관의 해외 순방 일정 등이 겹치며 이날 비로소 만찬이 성사됐다. 수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맛집'에서 최 장관과 수원FC 위민 선수들이 파스타, 스테이크를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여자축구 현안에 대한 마음을 나눴다. 최 장관은 '내고향'과의 맞대결 당시 감독과 선수들이 안방에서 겪은 상처에 공감과 위로를 건넸고, 여자축구의 열악한 지원, 훈련 인프라, 중계 부족, 프로화, VAR 도입 등 다양한 현안들에 기꺼이 귀 기울였다.
이날 만찬 후 최휘영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캡틴' 지소연이 주도한 유쾌한 단체 셀피를 올린 후 "지난 5월 20일, AFC 여자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강호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상대로 수원FC위민이 펼친 장대비 속의 명승부, 많은 분이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박길영 감독님께 선수단에게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서로 일정이 안 맞아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라고 썼다. "오랜만에 남북 체육교류가 이뤄지면서 경기 외적인 관심과 논란에 부담이 무척 컸을 텐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말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의 투혼에 뒤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우리 홈 경기였음에도 경기 당일 느꼈을 서운함에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요"라고 덧붙였다. "선수들과 명랑 쾌활하게 농담을 주고받고 꺄르르 함께 웃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현장의 어려움과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도 허심탄회하게 나눴습니다. 주장인 지소연 선수를 비롯해 김혜리, 이유진, 김경희, 최유리 선수 등 우리 자랑스러운 선수들 모두 정말 반가웠습니다. 구단주이신 이재준 수원시장님께도 더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렸고요"라고 현장의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했다. 이어 "저는 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여자축구를 즐기고 응원할 수 있도록 정부도 뒷받침하겠다고 굳게 약속드렸습니다. 아울러 현재 실업리그인 WK리그가 안정적인 프로 리그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팀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노력도 꼭 챙기겠습니다"라며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적극 행정에 나설 것을 약속?다. "수원FC위민을 비롯한 한국 여자축구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라는 진심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했다.
남녀축구 클럽팀을 통틀어 현직 문체부장관의 선수단 만찬 초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길영 수원FC 감독은 "AWCL 결승전에서 장관님께서 저녁식사 제안을 하실 때만 해도 솔직히 그냥 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이후 문체부에서 일정 조율을 위한 전화가 수차례 걸려왔고 7월 15일로 날이 잡혔다. 만찬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장관님께서 저희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축구클럽팀이 문체부 장관님과 만찬을 한 건 역대 최초다. 우리가 여자축구 대표로 장관님과 대화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로 약속하셨다. WK리그 챔피언결정전, W코리아컵 결승전에 초대해달라고, 꼭 오신다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우리 선수들은 작은 관심에도 감사할 줄 안다. 장관님과 '구단주' 시장님, 이사장님의 격려에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갔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WK리그 선두를 질주중인 수원FC 위민은 AWCL의 아픈 기억 이후 더욱 강해졌다. 올 시즌 리그에서 반드시 우승해 내년 아시아 정상에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박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할 일을 알고 있다. 강한 책임감을 갖고 축구하고 있다. 팀 경기력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팬들도, 관심도 많아진다. 우리는 우리 할 일만 집중하면 된다. 나머지 어려움은 어른들이 풀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한편 '리그 선두' 수원FC 위민(승점 36)은 17일 오후 7시 '안방' 캐슬파크에서 ' 2위' 화천KSPO(승점 28)와 격돌한다. 양팀 모두 최근 5경기 4승1패로 분위기가 좋다. 올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선 수원이 2연승했다. 4월 10일 첫 맞대결에선 김혜리의 결승골로 1대0 승리, 지난 7일 두 번째 맞대결에선 지소연, 하루히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세번째 맞대결,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박 감독은 "장관님과의 만찬을 통해 느낀 자부심이 우리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올해 상대 전적에선 앞서긴 하지만 화천은 언제나 까다로운 팀이다. 팀의 좋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반드시 승리해 승점차를 더 벌려나가겠다"는 필승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