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팬들의 선택은 백전노장의 인간승리 스토리였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카보베르데의 수문장 보지냐(40)가 팬들이 꼽은 드림팀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3일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보지냐는 골키퍼 부문에서 39.6%의 지지를 받으며 골든글러브(최우수 골키퍼상) 수상자 우나이 시몬(스페인)을 제치고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최우수 골키퍼가 드림팀에 뽑히지 않은 건 1994 미국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보지냐는 카보베르데를 하드캐리한 주역이었다.
조 편성 당시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H조에 묶일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판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거두는 대이변을 썼다. 스페인이 슈팅 27개(유효슈팅 7개)를 쏟아부었지만, 보지냐의 신들린 선방을 넘지 못했다. 카보베르데는 우루과이와 2대2로 비긴 뒤 사우디전에서도 0대0으로 비기면서 3무로 조 2위를 차지하며 32강에 올랐다. 32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집중력을 선보였으나 2대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도 보지냐의 선방이 없었다면 카보베르데는 손쉽게 무너졌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리오넬 메시는 경기 후 보지냐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며 "카보베르데인들은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포르투갈 2부 소속이었던 보지냐는 본선 직전 팀을 떠난 무적 상태였다. 그러나 월드컵에서의 신들린 선방 속에 세계적 주목을 받는 골키퍼가 됐다. 축구 선수로는 황혼기가 지난 4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선 인생 여정, 1만5000달러 보증금을 지불하지 못해 미국 방문이 무산된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팬 선정 북중미월드컵 드림팀은 보지냐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페드로 포로(스페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 다요 우파메카노(프랑스), 마르크 쿠쿠레야(스페인, 이상 수비수), 로드리(스페인), 마이클 올리세(프랑스),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이상 미드필더), 메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엘링 홀란(노르웨이, 이상 공격수)이 이름을 올렸다. 홀란은 보지냐와 함께 4강 진출팀 소속이 아닌 유이한 드림팀 멤버가 됐다. 우승팀 스페인이 프랑스와 함께 각각 3명씩을 배출했고, 아르헨티나(2명)가 뒤를 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