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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는 남과 북이 존재하지 않았다.
스토리가 넘치는 둘의 대결로 화제의 꽃이 만발했다. 그러나 첫 판은 다소 싱거웠다. 정대세가 사고를 쳤다. 전반 14분에 이어 전반 39분 잇따라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차두리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세에게 (퇴장 장면에 대해) 뭐한 것인지 물었다.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대세가 퇴장당한 것은 사실 웃겼다.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1대1이었다. 서울은 슈퍼매치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무승 행진이 9경기(2무7패)로 늘어났다. 차두리에게는 이색 경험이었다. 수원의 안방,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터졌다. "내가 왜 야유를 받아야 하나. 아버지(차범근 감독)도 여기에서 감독 생활을 하셨다. 또 내가 이 팀에 있다가 유럽 갔다가 다시 서울로 온 것도 아니다. 상대편 팬들이 저라는 선수를 의식한 것 같다. 유럽에서 안 받아본 야유를 한국에서 받았는데 이것도 축구의 하나다." 억울해 하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슈퍼매치, 그 날이 다시 밝았다. 한글날인 9일 오후 1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차두리와 정대세의 두 번째 대결 무대가 열린다. 차두리는 한결 여유가 생겼다. 자신이 뛴 두 차례의 슈퍼매치에서 1승1무다. 기분좋은 징크스를 이어갈 각오다. 반면 정대세는 날을 세웠다. 찢겨진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었다. '형'을 향해 도발도 잊지 않았다. "한국에 온 뒤 두리 형과 밥을 먹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밥 먹을 때마다 약속 당일 전화가 와서 '미안하다. 오늘은 안되겠다'고 하더라. 슈퍼매치에서 대결하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번에는 꼭 두리 형을 혼내도록 하겠다."
차두리는 올초 입단 기자회견에서 정대세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자 "사실 대세를 잡으러 서울로 오게 됐다"며 웃었다. 정대세가 한 행사장에서 "내가 문자 했는데 왜 답장을 안하냐"고 묻자 차두리는 "서울이 수원을 이길 때까지 계속 답장 안 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 백지가 놓여졌다. 휘슬이 울리면 둘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진다. 차두리와 정대세, 이번에는 과연 누가 웃을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