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허미정, 그녀는 누구인가?

기사입력 2014-09-23 10:12


'세리키즈' 출신인 허미정은 5년만의 우승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LPGA 투어 요코하마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미정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2일(한국시각)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타이어 LPGA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미정(25)은 국내팬들의 머릿속에 잠시 잊혀진 선수였다.

LPGA 투어에서 전전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 5년전인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이후엔 슬럼프로 허덕였다. 그랬던 허미정이 다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올해 8월 31일 끝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다. 마지막날 공동 9위에 오르며 시즌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첫 '톱10'이었다. 자신감을 되찾은 허미정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팬들은 김효주(19)가 우승한 에비앙 챔피언십에 큰 관심을 보였다. 대회 기간 내내 상위권에 있었던 허미정도 TV 카메라에 자주 잡혔다. 1m76의 큰 키에 호쾌한 샷 덕분에 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허미정은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펼치며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했다. 이른바 '세리 키즈' 출신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대전체고 시절에는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아마추어무대에선 '리틀 세리'로 불렸다. 2003년 한 해에만 4개의 주니어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2005년과 2006년 전국체전에선 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허미정의 꿈은 컸다.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거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Q스쿨에 떨어져 2008년 퓨처스(2부) 투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퓨처스 투어 생활은 1년으로 끝냈다. 1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4위에 올라 2009년 LPGA 투어 직행티켓을 따냈다.

데뷔 첫해부터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수잔 페테르센, 미셀 레드먼을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던 허미정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2011년 스윙을 교정하다 스윙이 무너졌다. 이어 퍼트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2010년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상금랭킹 3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1년 상금랭킹 74위로 떨어지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2012년 상금랭킹 59위, 2013년 상금랭킹 75위로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올해는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8월까지 상금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시드를 잃을 위기에 몰렸다.

이렇다보니 투어 생활을 지원해줄 후원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썼던 모자와 의류 역시 스폰서 업체 지원이 아니었다. 본인이 직접 구입한 아이템이었다. 허미정이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후 눈물을 쏟은 이유다.


다행히 허미정은 이번 우승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400만 원)를 포함해 9월에만 상금으로 41만 달러(약 4억3000만 원)를 획득해 투어 생활에도 여유가 생겼다.

허미정은 "지난 3년 동안 스윙 교정에 전념한 것이 이제야 열매를 맺었다"며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이어 그는 "이제 우승을 했으니 관심을 가져주는 곳이 생기면 좋겠다. 좋은 스폰서를 만나면 더 힘을 내 투어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허미정은 10월 2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레인우드 LPGA 클래식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