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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프로 골퍼가 됐다.
궤도에 올라 비상하려던 순간 시련이 찾아왔다. 신장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많이 울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수술을 받았다. 치료와 재활에도 최선을 다했다. 발병 이후 2개월만에 필드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우승 이후 1년 9개월만에 또다시 우승컵을 수확했다.
암을 이겨낸 이민영(24·한화)은 암에게 고마워했다(?).
암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꿔 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민영은 "처음엔 '어떡하지'라며 많이 울었다. 하지만 수술도 잘 됐고 회복도 잘 됐다"며 "식습관도 바뀌었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몸 상태는 이전보다 훨씬 좋다. 회복한 뒤에 '어떻게 잘 살아갈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골프 역시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만 보고 달리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살 게 됐다. 골프도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웃었다. 이민영은 "세상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골프를 칠 수 있다. 골프 선수를 선택한 게 최고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필드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코스에서 우승을 일군 것에 대해선 "나 역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설 때 마다 벌벌 떨었다"고 웃은 뒤 "페어웨이를 쳐다 보지 않고 멀리 보이는 바다와 산을 보면서 플레이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이민영은 올해 E1 채리티 오픈 준우승, 삼천리 투게더 오픈 4위 등 우승권에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이에 대해 "요즘 여자 골프의 추세가 '닥공(공격적인 플레이)'이다. 나도 따라했다"며 "그런데 감독님이 내 스타일은 공격이 아니라 안전한 플레이라고 지적해 주셨다. 이후 안전하게 치는 쪽으로 스타일을 바꿨는데 이 코스와도 잘 맞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웨이하이(중국)=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