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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크게 쏜 최경주 후배 사랑,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서 PGA 투어급 대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10-24 20:22



한국 남자 골프의 개척자인 최경주(47·SK텔레콤)가 통 크게 쐈다.

최경주는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 별우·달우 코스(파72)에서 열릴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114명의 참가비를 대납했다.

코리안투어 대회 참가비는 1인당 11만원이다. 초청 선수는 20만원을 낸다. 선수 개인에게 큰 돈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후배 사랑이 유별나기로 유명한 최경주가 1000만원 이상의 돈을 대신 내주면서 인비테이셔널(초청) 대회 가치를 높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는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경기하는 후배들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후배들이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에서 만큼은 PGA 투어 선수들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길 원했다.

첫 걸음은 임시 연습장 구비였다. 정산 컨트리클럽에는 상설 연습장이 없다. 국내 골프장 가운데 상설 연습장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최경주는 27홀 가운데 대회 때 사용하지 않는 9홀에 연습장을 임시로 만들었다. 티잉 그라운드에 특수 제작한 매트를 깔아 페어웨이로 공을 치도록 했다.

출전 선수들은 또 다른 혜택도 받는다. 연습공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통상 연습장에서 연습용 공은 하루 30~50개로 제한된다. 연습용 공이 3000여개 공급되기 때문이다. 한데 최경주는 이번 대회 연습용 공으로 8000개를 공수했다. 공을 수거하는 인력의 인건비 등 대회운영비가 늘어나지만 후배들이 경기 전후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경주가 PGA 투어에서 느낀 점이다.

특히 최경주는 후배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프로암을 없앴다. 최경주의 제안을 타이틀 스폰서사인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받아들였다.

또 이번 대회에는 선수들이 연습 라운드 때 개인 캐디와 함께 코스를 돌 수 있게 됐다. 국내 남녀 프로 대회에선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 때 선수들이 전담 캐디를 동반할 수 없다. 그러나 최경주는 이런 규정도 바꿔 선수들이 대회 전 꼼꼼하게 코스를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갤러리 입장도 PGA 투어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연습 라운드에 갤러리 입장을 허용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대회와 차별화된 점이다. 지난 주 끝난 한국 최초 PGA 정규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에서도 연습 라운드 때 3000명이 넘는 갤러리가 입장해 세계적인 골프 스타들의 기량에 감탄했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25일 연습 라운드 현장을 팬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아쉬운 점은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톱 10 중 세 명이 불참한다는 사실이다. 4위 김승혁(31)과 8위 강경남(34·남해건설)이 일본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한국오픈 우승자 장이근(24·9위)이 PGA 웹닷컴 투어 큐스쿨 준비로 결장한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자는 최진호(33·현대제철)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상금왕과 대상을 노리는 최진호는 "올 시즌 코리안투어 남은 2개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진호가 우승하게 되면 대상 포인트 1000점을 획득, 내년 시즌 유러피언투어 시드와 함께 보너스 상금 1억원과 제네시스 고급 차량까지 부상으로 받을 수 있다.

대상 포인트에서 최진호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이정환(26·PXG)과 이형준(25·JDX멀티스포츠)도 대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정환은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다. 진호 형과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형준은 "목표는 항상 우승"이라며 출사표를 다졌다.

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노승열(26)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군 입대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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