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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KPGA 8승 달성 최진호 "눈물 없던 아내 울어, 짠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9-18 15:45 | 최종수정 2022-09-18 15:45


◇사진제공=KPGA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년 만에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8승을 달성한 최진호(38)는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최진호는 18일 제주 한림의 블랙스톤 골프 앤 리조트 제주 남, 동 코스(파72·7385야드)에서 펼쳐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총상금 7억원, 우승 상금 1억4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가 된 최진호는 전성현(11언더파 205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진호가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7년 5월 SK텔레콤 오픈 이후 5년여 만이다.

전성현과 함께 공동 1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최진호는 후반에만 버디 3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성현이 16번홀(파3) 버디 성공으로 한 타차로 추격한 가운데, 최진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한 타차 우승을 안았다.

최진호는 "너무 오랜만에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럽 무대 진출 기억을 끄집어낸 최진호는 "유럽에 다녀온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아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며 "올해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우승을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 시즌 시작 전에 다시 '우승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래서 두려움이 많았다. 우승을 이전에 많이 했었고, 대상까지 받았던 커리어가 있어 30~40위 정도의 위치가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시즌 시작 전까지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승 경쟁을 못한다면 선수의 길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며 "지난 겨울 그런 생각들을 하고 열심히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다. 이번 시즌 하루 이틀이라도 좋은 스코어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진호는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에서 메인 스폰서 회장님과 개인적으로 훈련을 했다. 정신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다"며 "일본투어에서 활동하던 김도훈752 선수 와도 같은 곳에서 훈련을 했다. 오랜 기간 슬럼프가 있다가 지도자의 길을 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코스에서 어떻게 이끌어 나가면 되는지'와 같은 것들에 대해 대화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곁에서 챔피언 퍼트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최진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최진호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근래에는 아내가 갤러리를 자주 못하고 있다. 집 근처에서 대회를 할 때만 주말에 온다. 이번 대회도 아내가 갤러리를 올 계획이 원래 없었다"며 "남자아이 셋이다 보니 아이들 여름방학 동안 아내가 힘들어했다. 그래서 맛있는 것도 먹고 바람 쐴 겸 오라고 해서 오게 됐는데 제주도에 있는 동안 아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확정 후 함께 포즈를 취한 아내와의 대화를 두고는 "특별한 이야기는 아직 안 했다"며 "원래 아내가 눈물이 없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마음이 조금 짠했다"고 웃었다.

이날 롱 퍼터로 눈길을 끈 최진호는 "롱 퍼터로 교체하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 남은 대회들도 좋아하는 코스가 많이 남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 2승까지는 아니더라도 1승은 더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은 우승경쟁을 하고싶다는 마음 하나였다. 올해 젊은 선수들과 골프를 치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정말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같이 골프 치면서 좋은 조언을 해주면서 투어 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다. 어린 선수들과 라운드도 많이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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