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서류조작 교보생명, 근본대책 고민해야

기사입력 2012-10-04 14:36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안녕하세요 OO보험, O아무개입니다."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다가와 맨 처음 하는 말이다. 고객은 앞에 선 이를 누구라고 여길까. 해당 설계사는 당연히 OO보험사 직원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내 대형보험사 교보생명의 고객 서류 위조가 물의를 빚었다. 교보생명 고객인 A씨는 자신의 보험계약 13건의 서명이 위조됐다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서류에 적힌 서명은 A씨의 사인이 아닌 설계사가 대신 한 것이다. A씨는 계약을 해지한 뒤 환급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은 처음에는 10건에 대해서만 계약 해지를 해주고 3건은 '본인 서명이 아니다'는 감정결과가 나왔지만 환급 결정을 계속 미뤘다. 이 과정에서 민원인에게 압박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설계사는 보험계약을 하면서 흡연자인 A씨의 소변 대신 비흡연자의 소변을 병원에 검사 샘플로 제출했다. 비흡연자의 보험료가 더 싸다며 소변 바꿔치기를 감행한 것이다. 엄연히 불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흡연여부 때문에 향후 보험 수령 등 혜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보험료에서 차이가 난다면 향후 문제발생시 보험사에서 보험료 산정을 할때 흡연 유관 질병 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무엇보다 본인 소변이 아니라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교보생명은 금감원에서 민원해결 의지를 보이고, 문제가 커지자 최근 모든 계약건에 대해 환급 처리를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10년이 더 지난 보험계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옛날 이야기다. 보험설계사 개인 차원의 문제였다. 민원인과 보험설계사간에 친분관계가 있고,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를 회사 전체의 비리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또 "보험설계사는 엄밀하게 말하면 교보생명 직원이 아니다. 일정 계약을 맺고 있는 개인 자격의 자영업자로 보는 것이 옳다. 지속적인 내부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문제를 100% 예방하진 못한다"고 밝혔다.

해명과는 달리 현실은 냉정하다.

보험관련 민원 중 상당수는 보험설계사 관련이다. 설계사는 고객과 보험사의 1차 접촉선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온라인 보험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고객들은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사가 편리할 때는 일선 설계사를 마케팅과 영업 도구로 사용하고, 불편할 때는 '내 자식이 아니다'는 식으로 선을 긋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는 교보생명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험업계의 고질이다.

도출된 문제의 지속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더불어 향후 설계사와 보험사의 합리적인 관계 재정립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보생명의 이같은 사태 인식은 지난해 6월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평생든든 서비스'를 무색케한다. 평생든든 서비스는 기존 고객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애프터서비스를 실시, 고객만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고객 우선, 고객 보장이라는 가치를 강조했지만 허공만 때린다.

이번 사건은 교보생명에 악재다. 지난달초 교보생명에선 고객의 배당금을 20년 가까이 지급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전산오류로 고객에게 돌아갈 몫은 회사 것이 됐다.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와 임직원 문책, 과징금도 받았다. 이번에도 교보생명은 시스템상 문제점이 분명함에도 불구, 내부성찰 보다는 사건 축소와 쉬쉬하기에 급급했다. 이래선 근본대책이 마련될 수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