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62도, 극지방의 겨울밤 하늘에 펼쳐지는 빛의 향연은 천변만화 그 자체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안간 화려한 색채의 마법이 펼쳐진다. 초록, 노랑, 보라…, 역동적으로 나타났다가는 흐르고 춤을 추다 이내 사라지는 빛의 춤사위가 현란하다. 화려한 빛의 띠가 커튼처럼 흘러내리는가 싶더니 또다시 용트림이다. 찰나는 아니지만 그 속도도 제법 빠르다. '오로라'의 황홀경이다.
<옐로나이프(캐나다)=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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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트롬쇠, 핀란드 사리셀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캐나다 옐로나이프 등 전 세계적으로 오로라 감상의 명소가 여러 곳 있다. 그중에서도 캐나다 북부 지방이 최고의 오로라 관측 장소로 정평이 나있다.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옐로나이프, 유콘 준주의 화이트호스, 앨버타주의 포트맥머리 등이 주요 포인트인데, 그중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너른 평원이 발달한 옐로나이프를 최고로 꼽는다. 시야 확보가 좋아 사방에서 오로라를 감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다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맑게 갠 날이 많다.
오로라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오벌'이라 부른다. 이 오벌 지역은 대략 북위 62도대에 모여 있는데, 이들 지역 중에서 옐로나이프가 접근성(항공)과 숙박여건 등 관광인프라가 곧잘 갖춰져 있다.
'옐로나이프'라는 도시의 명칭은 1771년 처음 이 곳을 찾은 외지인 '사무엘 한'이라는 사람이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수 근처에 도착했을 때 만난 원주민이 항상 동으로 만든 칼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옐로나이프족'이라 부른 게 그 시초다. 이후 주변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며 옐로나이프는 유명세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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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피'로 불리는 인디언 텐트와 다이닝홀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빌리지에서는 영하 30~40도 혹한의 추위에 견딜 수 있는 별도의 방한복과 카메라 삼각대 등을 대여해준다. 일반적으로 10여 명이 들어 갈 수 있는 티피에는 페치카 난방으로 따뜻하다.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중간 중간 언 몸을 녹일 수 있다.
오로라 관찰은 티피 앞에 펼쳐진 오로라호수 위에서 주로 이뤄진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의자에 앉아 오로라를 감상할 수도 있다. 다양한 앵글의 사진촬영을 위해서러면 오로라빌리지 뒤편 버펄로 언덕 등에 올라 포인트를 잡아도 색다른 배경의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오로라의 황홀경에 빠진 나머지 자칫 동상에 걸릴 수도 있다. 옐로나이프의 1~2월 기온은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린다. 따라서 얼굴 등 노출부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특히 촬영을 하며 장갑을 벗은 채 삼각대나 카메라 몸채 금속부분, 금속 안경테 등을 만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자칫 차가워진 금속에 손이 달라붙어 동상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로라빌리지에서는 유독 일본인 관광객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도쿄에서 왔다는 루미애 씨(26)는 "일본인들이 오로라를 좋아하게 된 것은 인기 드라마 덕분"이라며 "오로라의 낭만과 감동 속에 빠져 들고 싶어 젊은 커플들이 옐로 나이프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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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마을의 겨울 이색 액티비티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을 달린다 '개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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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끌기에는 10마리의 개가 동원됐다. 평소 잘 훈련받은 영리한 개 한 쌍이 맨 앞에 배치됐다. 이 개들은 운전자의 목소리와 신호를 곧잘 알아들어 임무 수행을 조절한다. 그 뒤는 두 마리씩 지능 순서로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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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즐기는 '얼음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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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슬레이브호숫가 선착장에서 어부 그레이그 씨(66)와 동갑내기 친구 도널드(경비행기 조종사겸 어부)를 만났다. 이들은 40년이 넘도록 이곳 호수를 지켜 온 탓에 호수 바닥을 손금 보듯 들여다보고 있다. 그레이그씨는 자신의 설상차로 안내했다. 바퀴 대신 궤도가 달린 얼음낚시 전용 6인승 설상차였다. 얼음이 작은 탱크처럼 육중한 궤도차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싶지만 이미 호수는 50㎝ 이상 두껍게 얼어붙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1월 중순 부터는 호수가 70㎝~1m 두께로 얼어 공식 빙상도로도 개설하고, 빙상비행장도 만들게 된다.
설상카는 눈 덮인 호수를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한참 만에 도착한 포인트에 차를 멈춰 세웠다. 마침 차 바닥에는 둥근 구멍 다섯 개가 뚫려 있었다. 도널드씨가 바닥 뚜껑을 열고 둥근 통으로 눈 위에 표시를 해두었다. 그러자 그레이그 씨는 차를 살 짝 전진 시켜 표시된 자리에 전동 드릴로 얼음구멍을 냈다. 이후 차를 후진시켜 차바닥 구멍과 얼음구멍을 일치시켰다. 얼음 낚시를 위한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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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그 씨가 수중카메라를 넣어 물밑을 살폈다. 모니터를 통해 미끼를 놀리는 모습과 물속 상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잭피시가 미끼를 무는 순간, 채 올리는 대단히 과학적인 낚시방법이다.
하지만 한참을 드리워도 잭피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포인트로 이동. 다시 얼음구멍을 내고 낚싯대를 드리웠다. 한참이 흐른 후 마침내 모니터에 잭피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끼를 움직여 주자 녀석이 덥석 물었다. 건져 올린 잭피시는 길이가 60㎝ 쯤 되는 중간 사이즈다. 날카로운 이빨과 유선형의 날랜 체형만으로도 호수의 무법자임을 가늠케 한다. 도널드는 "잭피시는 생선가스 등으로 조리하면 맛나다"고 했다. 사진 촬영 후 잭피시를 다시 얼음구멍 속으로 놓아주었다. '캐치 앤 릴리즈' 스포츠피싱을 즐긴 것이다.
옐로나이프 시내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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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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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팁=옐로나이프의 겨울 평균기온 영하 28.8도(12월은 영하 16~30도. 1~2월은 영하 30~40도, 최저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4월은 영하 10도), 시차는 한국보다 16시간 늦다(3~11월은 서머타임 적용 15시간 차). 겨울철에는 낮이 짧다. 오전 10시 30분경 해가 떠서 오후 3~4시면 해가진다. 전원은 110V(11자형), 설원지대이니 고글, 선글라스, 선크림 필수.
오로라 빌리지=오로라빌리지에는 오로라 감상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극지방의 특별한 야식도 무료로 제공해준다. 다이닝홀에서는 커피, 차, 핫초콜릿 등 음료와 간식 등을, 극지방에서 나는 흰색 생선을 이용한 스프나 배녹이란 전통 빵도 맛볼 수 있다.
겨울액티비티 요금=◇오로라 감상(첫날 126달러, 둘째 날부터 99.75달러, 1인 기준) ◇ 개썰매 99.75달러(개썰매 운전 152.25달러), ◇스노모빌 99.75달러 ◇낚시 150달러(여름 기준, 3~4인 이상 가능)
오로라 여행상품= 3박5일 239만원부터. 롯데관광(02-2075-3004), 참좋은여행(02-2188-4074), 세계로여행(02-2179-2518), 한진관광(02-726-5798), 온라인투어(02-3705-8325).
오로라 여행정보=주한캐나다관광청(www.canada.travel) (02)733-7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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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대비는 필수
겨울 시즌 오로라 감상의 가장 큰 숙제는 혹한 대비다. 낮에 영하 20~30도를 오르내리면 밤에는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기 일쑤다. 특히 감상포인트 오로라 빌리지는 허허벌판에 있다. 오로라 관측지에서 체험 프로그램 신청 시 특수 방한복과 방한화-모자-장갑 세트를 빌려 주지만 핫팩 등 발열제품과 안면 마스크 등을 준비하면 효과적이다.
사진 촬영 시 주의 사항
오로라 촬영은 야간에 이뤄지는 관계로 삼각대-릴리스가 필수다. 특히 광활한 하늘에 펼쳐지는 빛의 쇼를 담기위해서는 광각렌즈도 필요하다. 겨울 시즌에는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혹한 속에서 는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예비 배터리도 충분히 챙겨야 한다.
아울러 일단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된 카메라는 휴식 때에도 티피 등 실내 반입을 해서는 안 된다. 실내의 습기가 차가워진 카메라에 붙는 결로 현상이 생겨, 이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가면 카메라가 얼어붙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카메라를 외부에서 비닐 등으로 밀봉한 뒤 가방에 넣어야 한다. 실내로 들어 와서는 서너 시간 이상을 지난 뒤 작동해야 에러를 방지할 수 있다.
한편, 갑작스럽게 오로라가 나타나는 것에 대비해 티피속에서 미리 삼각대를 장착하고 감도(ISO 800~1600),셔터속도(5~15초), 조리개(무한대) 등의 기본 설정을 해 놓는 게 필요하다. 춥고 어두운 곳에서 카메라를 미세하게 조작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