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강덕수 회장, '샐러리맨 신화' 흔들리나?

기사입력 2013-01-21 14:42


◇STX 강덕수 회장. <사진출처=STX 홈페이지>

재계에선 요즘 STX그룹 강덕수 회장(65)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가 세계 조선경기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 과연 난관에 봉착한 'STX호'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웅진그룹이 갑자기 공중분해되면서 경제계에 충격파를 던졌듯 상당수 기업들이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외 경제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STX그룹은 올해들어 핵심 계열사인 STX팬오션 매각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벌크선(철강, 곡물 등 운반) 부문 점유율 1위 해운사. STX그룹이 2004년 인수한 뒤 STX조선해양과 그룹의 양대 축을 이뤄왔다. 한때 연간 매출이 10조원이 넘고 70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회사였다. 하지만 해운경기 침체로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3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그룹의 자금사정악화로 매물로까지 나오게 됐다. STX팬오션의 자산은 7조원대에 이르고 매각이 성사될 경우 이 회사 지분의 36%를 보유한 STX 측은 2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STX는 지난해 유럽에 있는 특수선박업체인 STX OSV를 7600억원에 매각하고, STX에너지 지분도 일본 오릭스에 3600억원을 받고 팔았다. 그룹의 알짜 회사들을 잇따라 넘기고 있는 양상이다. 그만큼 그룹의 재정상황이 좋지않다는 반증인 셈이다.

STX그룹은 지난해 3분기 현재 12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올해만 해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금융권 대출액이 1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조선 및 해운경기가 극심한 침체기에 빠지면서 이 두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STX의 자금사정도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276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STX엔진도 41억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주력회사들의 영업실적이 좋지않은 상태다.

자연스럽게 STX 상장회사들의 주가도 추락해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주회사인 STX의 경우 지난해 초 주가는 1만7000원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7000원대로 하락했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회사들도 최근 STX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그룹의 재무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해운 및 조선업의 호황 속에서 계열사을 무리하게 늘린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강덕수 회장은 국내 경제계에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중 한명으로 거론돼 온 인물. 강 회장은 대학졸업 후 지난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사회의 첫 발을 내디뎠다. 쌍용중공업의 전무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강 회장은 2000년 말 몸담고 있던 쌍용중공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사재 20억원을 털어 2001년 이 회사를 인수한 것. 강회장은 이어 2001년 말 대동조선(현 STX조선)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현재는 21개 계열사에 재계순위 12위.

STX측은 최근 일련의 계열사 매각과정과 그룹의 자금상황과 관련, "올해 상환해야 할 빚은 모두 마련한 상태로 자금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STX팬오션 매각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STX그룹내에선 얼마전 계열사 간 민망한(?) 일도 벌어져 도마에 오르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건조해 자회사인 STX팬오션에 인도한 선박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돼 결국 보험회사를 매개로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STX조선해양으로부터 40만톤급으로 광석 운반선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을 인도받았다. 선박 건조대금은 1억1000만달러. 하지만 STX팬오션은 지난해 12월 이 선박을 운행하다 선체 뒷쪽 하단부에 균열이 발생한 것을 발견, 영국의 보험회사로부터 이와 관련된 손실액을 보전받았다. 그리고 해당 보험회사는 선박제조사인 STX조선해양에 4700만달러(약 500억원)를 청구해 분쟁 중이다. 계열사 간 거래도 부실인 것이 이 그룹의 현 주소가 아닐까?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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