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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애 가장 큰 선물입니다."
최우원 환자는 지난해 7월 간에서 17cm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 완쾌를 기대하기 어려운 말기 상태였다. 평소 건강을 자신했고 서예를 통해 마음수양까지 해왔던 아버지의 청천벽력 같은 암 소식을 먼저 접한 최씨의 가족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져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수개월을 지내야 했다. 그 사이 최씨는 입·퇴원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는 환자를 위해서도, 남은 가족들을 위해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일. 호스피스 팀의 권유로 병명을 알게 된 최씨는 대부분의 환자들처럼 극도의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감에 시달렸다.
2주간의 준비 과정을 걸쳐 마침내 서예전이 열렸다. 개막일에 부인이 입혀준 정장 차림으로 휠체어에 몸을 싣고 나온 최씨는 병동에 걸려있는 '해담 최우원 선생님 서예전'이란 현수막과 자신이 그동안 써온 작품들이 복도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전시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모인 최씨의 가족과 친구, 함께 묵향을 나눴던 동료 등 지인 40여명의 축하 박수를 받았다. 그 순간 최씨의 얼굴에는 한 가득 미소가 피어났다.
최씨는 잊고 지냈던 추억을 다시 찾게 해준 호스피스 팀원들과 지인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자신이 쓴 고려말 고승인 나옹선사의 시를 비롯해 중국 최고 시인 두보의 시 등 여러 편의 시들을 두 시간 반 동안 통석과 감상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최씨는 이날만큼은 말기 암 환우가 아니라 서예가 해담 최우원 선생이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