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유료방송 무한경쟁 무리한 판촉, 소비자 피멍

기사입력 2013-06-11 16:11


IPTV(인터넷TV)의 출현으로 기존 케이블TV와 위성TV 등 유료TV시장에 '무한 거실 채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열경쟁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일단 가입자부터 늘려놓고 보자는 무리한 마케팅 활동에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초 의정부 장암의 영구임대아파트. 독거노인 양모 할머니(81)는 몇몇 독거노인과 함께 KT스카이라이프에 가입했다. 무료라는 얘기와 좋은 TV화질 등등 혜택이 가득하다는 감언이설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사천리로 안테나를 설치한 뒤 KT스카이라이프는 말을 바꿨다. 월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내야한다는 얘기였다. 하반신 마비에 기초생활수급자인 양 할머니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독거노인 가사도우미 박모씨가 나서 고객센터에 수차례 항의를 했지만 담당자와 통화도 쉽지 않았다. 끝내 위약금 7만5000원을 내기로 하고 겨우 해지했다. 양 할머니는 불편한 마음에 TV한번 보지 못한 채 위약금만 낼 판이었다.

박씨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자식도 없고, 글씨도 모른다. 나라에서 매달 나오는 약간의 돈으로 힘겹게 생활하신다. 유료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힘들어 하셨다. 도대체 글도 모르는 분이 어떻게 가입 계약서를 쓸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박씨는 이같은 내용을 최근 스포츠조선이 운영하는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 고발센터에 제보했다.

부산 부전동에 사는 남모씨도 소비자인사이트의 문을 두드렸다. CJ그룹의 CJ헬로비전 부산 지역 케이블방송사인 CJ중앙방송에서 컨트롤박스 AS후 엉뚱하게 신규가입이 돼있더라는 내용이었다. 신규 가입 계약서에는 남씨의 연로한 부모님 사인이 있었다. 남씨는 1대의 TV로 두번의 요금을 내게 된 셈이다. 밀린 요금 과태료와 독촉장을 받은 뒤 항의를 하자 결국 요금부과는 없던 일이 됐지만 불쾌함은 그대로였다. 남씨는 "제 주위에도 이런 경우가 꽤 있다. 무조건 신규 가입부터 하려 든다. AS기사가 신규가입을 하면 본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 업계 1위 기업이다.

이같은 현상은 스마트TV의 출현과 IPTV의 급성장으로 인한 부작용 중 빙산의 일각이다. 기존 케이블TV(위성방송 포함)와 IPTV(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주체)의 가입자는 각각 1500만명, 700만명이다. IPTV가 영역을 넓혀갈 수록 케이블TV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양 할머니의 경우 가입 당시 본사가 나름대로 규정은 지켰지만 도의적으로 송구스럽다. 위약금을 전액 반환해드리기로 했다"며 "모든 유료방송사는 가입자 모집을 위한 영업활동을 한다. 이번 건은 가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본사차원에서 계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헬로비전 관계자 역시 "AS기사는 AS만 할 수 있다. AS관련 설치기사가 신규 가입건에 대한 영업행위를 했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 본사에서 사실규명을 해야한다. 사실관계를 떠나 CJ헬로비전 고객이 불편을 겪으신데 대해서는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또 "케이블방송은 IPTV나 위성방송과 달리 권역별 제한이 있기 때문에 과다한 마케팅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은 서울, 경기, 부산 등 주요지역에서 35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어 현실은 전국 사업자로 봐도 무방하다.

최근 들어 이동통신사 보조금 지급에 대한 사회적 반감 여파로 유료방송 과다 유치 마케팅 행사는 다소 줄었다. 오히려 요금제와 약정기간 등 가입과 해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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