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의 모럴 헤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은 외면한 채 직원 복지를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했고, 고이율 중심의 운영과 저배당 정책을 펼쳐왔다. 국책은행의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2013년 국정감사 이후 수출입은행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제는 수출입은행은 상품권 지급과 관련, 2009년 감사원 감사에서 '예산을 과다집행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4년째 지속되며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국책은행임에도 불구,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외면한 채 '내식구 챙기기'식 경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항공료 지급에 따라 적립되는 항공 마일리지의 경우 국내 항공사 기준 최소 484만6466마일이 가량이다. 484만마일의 마일리지는 미국 69회, 동남아 121회, 국내 484회 무료 왕복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다. 기재부의 예산집행 지침에 따르면 공무 출장자는 항공권 예약 시 적립된 항공 마일리지를 우선 활용하고 해당기관 회계담당자는 마일리지 활용 여부를 확인 후에 운임을 지급해야 한다.
이 의원은 "현재까지 직원 개인에 적립된 공무상 항공 마일리지 규모와 사적으로 개인 여행 등에 사용했는지 여부 등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하루빨리 공공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이 같은 문제는 제대로 된 내부 경영 관련 관리감독시스템이 허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13년 2명의 사외이사를 임명하지 않은 채 10개월 간 이사회를 운영해왔다. 올해 열린 16번의 이사회 중 15번이 문서로 대체되는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 경영 관련 문제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열린 이사회는 안건으로 상정된 의결·보고안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박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는 사외이사제도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취지를 명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회가 식물이사회로 전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밖에 시중은행이 꺼리는 중장기·고위험 대출 대신 단기 대출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단기 대출 공급액은 38조279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출의 77%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상반기에는 전체 대출의 67.5%를 차지하는 20조4603억원의 단기 대출을 기록했다. 이한구 의원은 "중장기 수출금융에 집중해야 할 정책 금융기관이 단기금융 위주로 운영하면서 저리 대출로 일반 상업은행과 부당한 경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