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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가 미세먼지에 해롭다고?"
한돈위원회는 "최근 인터넷 상에서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을 주제로 한 글에 '돼지고기를 미세먼지를 마신 뒤 섭치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가 포함되어 확산되고 있으나 해당 연구에 대한 정확한 출처는 명시되지 않고 있다"며 "근거없는 소문으로 인해 축산농가가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이어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돼지가격 폭락으로 한돈산업의 기반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이를 극복하고자 대통령과 국회까지 나서 전국민 소비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이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돼지고기 괴담'의 요지는 '미세먼지를 마신 뒤 돼지고기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지용성 유해 물질의 체내 흡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해롭다'는 것이다.
그동안 황사 등 먼지가 많은 날에 삼겹살 등 돼지고기를 먹으면 유해물질을 씻어내린다는 속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다. 사실 분진과 먼지에 대한 돼지고기의 효능에 대해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연일 엄습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돼지고기 괴담'이 다시 확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달걀 콜레스테롤 논쟁'이나 '광우병 파동'을 연상케 할 정도"라고 우려하고 있다. '돼지고기 괴담'에 대한 소문과 우려감 확산 속도가 그만큼 광범위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한돈위원회는 돼지고기의 중금속 해독 효과에 대한 2가지 대표적인 연구사례를 소개하며 소문이 낭설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7∼2008년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중금속과 유해물질 흡입 가능성이 많은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58명에게 돼지고기 섭취 실험을 한 결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납은 2%, 카드뮴은 9%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쥐를 대상으로 납과 카드뮴을 투입한 후 돼지고기를 먹인 결과 돼지고기를 먹인 쥐에서 중금속의 체외 배출이 더 많았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순천향대학교 의학대학 예방의학교실 이병국 교수와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박선민 교수팀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4기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질병관리본부)'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적절한 지방섭취가 혈액중의 납농도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환경독성 분야의 저명한 국제잡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12년 6월호에 발표되기도 했다.
한돈위원회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막연하게 돼지고기가 미세먼지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농민을 죽이는 셈"이라고 말한다.
식품·의료계 전문가들도 한돈 위원회와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 '돼지고기가 공장근로자들의 신기능과 혈액지표성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던 한국식품연구원의 한찬규 책임연구원은 "돼지고기가 미세먼지에 유해하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제2의 광우병 파동으로 번져서는 안된다"면서 "먹는 양과 어떻게 먹느냐가 문제이지 적당량을 좋은 식습관으로 돼지고기를 섭취하면 해로울 게 없다"고 조언했다.
"당시 연구에서 돼지고기가 중금속 배출에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유불급이라고 무슨 음식이든 몸에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많이 먹으면 해롭다. 그렇게 과다 섭취할 게 아니라면 무조건 돼지고기를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한방진료실 대표원장을 지낸 '김문호 한의원'의 김문호 원장은 "터무니 없는 헛소리를 퍼뜨리고 있다"며 '괴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장은 "지금 나도는 소문은 지방 함유 식품의 역기능만 부각시킨 것이다. 지방 성분이 노폐물을 응축시켜 배출하는 순기능이 더 많은데, 왜 체내에 축적된다는 역기능만 강조하는가?"라며 "이런 소문을 확대하는 것은 불순하고도 잘못된 수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돼지고기가 폐-기관지 기능을 강화시키는 '약'이 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돼지고기를 하루에 세 번이나 먹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하면 안된다. 한 가지 사실을 알았다고 그게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