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구조조정 태풍이 시작됐다.
삼성생명은 직원 중 500∼600명을 본인의 동의를 받아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는 보험금 심사, 고객 상담 등의 업무를 하는 곳으로 삼성생명보다 임금과 복지혜택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측은 이직을 할 경우 일정 기간 현재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보완책을 내놓았다. 또 삼성전자, 삼성화재 등의 계열사로 이동하는 방안도 있다. 이들은 현재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된 일을 맡게 될 예정이다. 계열사 이동 외에 보험 대리점 대표, 교육 강사, 텔레마케팅 컨설턴트 등 아예 퇴사 후 새로운 직업을 원하는 희망퇴직자도 모집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구조조정도 이미 시작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임원 6명을 줄이고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임원 5명은 보직을 면하고 1명만 삼성카드로 전출시켜 총 6명을 감축한 셈이다. 희망퇴직은 전체 임직원의 10~20% 수준인 300~5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대형지점을 중심으로 점포체계도 전면 개편할 방침이어서 바뀔 점포체계에 따라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4월 안에 인력 감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한 우리투자증권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인수와 동시에 일찌감치 우리투자증권의 임직원 중 500~1000명을 내보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는 상태다. NH농협금융지주 산하에는 NH농협증권이 이미 계열사로 편입돼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우투증권 인수 후 사업계획을 준비 중으로 인력 감축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역시 부인도 하지 않는 상태다.
하나대투증권도 부부장 이상의 3년 이상 근속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역시 원활한 매각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은행권 역시 인력 감축의 태풍을 피해갈 수 없다. 올해 초 SC은행은 350여개 점포를 100개로 줄이면서 200여명을 명예퇴직 형태로 구조조정을 했다. 점포 축소를 통해 자연스런 인력 감축을 진행하는 셈이다. 올해 국민은행도 55개 점포를 줄였고, 신한은행 역시 49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씨티은행 역시 지점 중 25%를 통폐합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금융권은 도덕적 해이에 따른 금융사고와 개인정보 불법유출 등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고, 정부의 강력한 질책과 개선 방안 요구로 피로도가 상당히 쌓여있다. 금융권이 이런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도 인력 구조조정이란 가시밭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