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7일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국토부가 대한항공 측의 증거 인멸 시도를 방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 때 비행기에서 내린 박창진 사무장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첫 국토부 조사를 받은 지난 8일, 국토부 측이 '시간대별 항공기 동선이나 내부 상황 관련 자료와 맞지 않는다'며 사실관계 확인서를 다시 써달라고 회사를 통해 요구했다"며 "때문에 난 회사에 불려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관련된 내용은 마치 받아쓰기처럼 10~12차례 이상 고쳐 쓰길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박창진 사무장 '조현아 사과 쪽지' 공개
이어 "회사는 확인서를 내가 직접 보낸 것처럼 e메일로 국토부에 전송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뉴욕 공항에 내린 뒤) 회사 측이 최초 보고 e메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나뿐만 아니라 당시 있던 관계자들에게 했다"고 말해 조직적인 은폐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땅콩회항' 사건 이후 검찰에 앞선 조사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의 중요한 참고인인 박창진 사무장 등을 회사를 통해 부르는 등 기본을 무시한 조사였다는 지적을 받은데다 박 사무장을 조사할 때 회사 임원을 19분간 배석시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봐주기' 조사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높다. 박창진 사무장에게 받아야할 기본 확인 서류를 회사를 통해 전달한 점도 이해할수 없는 처사다.
박 사무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측이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말했다"고 밝히기도 해 국토부는 18일 자체 감사를 벌인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창진 사무장은 대한항공 측이 '진정성 어린 사과'를 강조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 쪽지를 공개했다. 수첩을 쭉 찢은 것으로 보이는 종이에는 "박창진 사무장님.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갑니다. 미안합니다. 조현아 드림"이라고 써져 있다.
박창진 사무장은 "(쪽지를 보고) 더 참담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전혀 준비된 사과가 아니었고, 한줄 한줄에 저를 배려하는 진정성은 없었다. 그 사람(조 전 부사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검찰에 출석해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일부 혐의는 인정했으나 폭행 등과 관련한 혐의는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