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세 여자 환자가 허리가 아파서 내원했다. 30대 때 허리가 크게 아픈 적이 있었고 몸을 구부리거나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통증이 심해진다고 했다. 진찰 상 신경증상은 뚜렷하지 않았으나 X-레이 상 허리뼈 4~5번 사이 디스크가 다소 좁아져 있었고 허리뼈에 약간의 퇴행성변화가 보였다. 원인을 찾기 위해 최근 일상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보았더니 두 달 전부터 지인의 추천으로 허리도 건강해지고 뱃살도 빠진다고 하여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환자는 윗몸일으키기를 열심히 했는데 왜 허리통증이 발생했는지 의아해했다.
또 다른 연구자는 테니스 운동선수의 양쪽 팔 지방량을 비교했는데 잘못된 믿음대로라면 테니스 라켓을 잡는 팔의 지방량이 다른 팔에 비해 더 적어야하지만 실제 결과는 두 팔에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특정 부위 운동을 했을 때 그 부위의 둘레가 감소한 듯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운동에 의한 일시적인 근육 당김 현상 때문이지 지방량의 변화와는 상관이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젊고 손상이 없는 허리 디스크는 아무리 몸통 운동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이 환자처럼 일단 손상이 생겼던 허리디스크는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 디스크 손상이 누적돼 파열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이 환자에게 윗몸일으키기를 당장 중지하고 뱃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위별 운동 보다는 식이요법이 더욱 중요함을 주지시켰다. 그리고 허리통증 완화를 위한 물리치료와 소염제를 처방했다. 또한 허리통증을 완화시키면서도 체지방도 줄일 수 있는 평지 걷기 운동을 하도록 권유했다.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시행되자 허리통증은 금세 호전됐고, 비만약과 적절한 운동처방을 통해 체중이 감소되면서 허리 상태도 훨씬 더 좋아졌다.
이 환자의 사례를 통해 잘못된 정보와 믿음으로 비만과 허리디스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확신이 들지 않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바란다. 글·김유수 서울재활의학과의원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교육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