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에 발목 잡힌 삼성물산-제일모직…합병비율 바뀌면 대주주 지분 낮아져

기사입력 2015-06-15 15:20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측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비율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밝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상 합병 비율은 1대 0.35다.

그러나 엘리엇은 삼성물산 측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1대 0.35가 아니라 1대 1.6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순자산이 각각 13조4000억원, 4조7000억원 규모라는 점에서 1대 0.35비율로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물산 순자산 7조8000억원가량이 제일모직 주주에게 우회 이전된다고 강조한다.

업계는 삼성그룹측이 합병비율을 원안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의 요구대로 진행한다면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원안대로라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후 보통주를 기준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병 법인 지분율은 16.54%가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5.51%,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5.51%, 이건희 회장 2.86% 지분까지 더하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0.42%가 된다.

엘리엇 주장라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14.99%로 줄어든다. 총수 일가와 계열사 지분을 합친 우호 지분도 39.77%에서 32.58%로 바뀐다.

삼성물산은 합병 조건을 문제 삼는 엘리엇의 입장에 대해 "양사 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이며 시장이 현재 평가한 대로 합병 비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는 일단 삼성그룹 측이 엘리엇의 합병 비율 조정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해외에서 소송전을 통한 장기전을 불사해온 엘리엇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의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 카드를 커내들 경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15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삼성의 우호 지분은 19.8%인데 비해 7.1%를 소유한 엘리엇 측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26.7%나 있어 삼성그룹이 표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해외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있어 삼성그룹 측이 소송 패소 등에 따른 잠재적인 비용 부담을 고려, 합병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