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종식은 언제? 무조건 대형병원 찾는 문화 바뀌어야

기사입력 2015-07-03 10:29


한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메르스)의 기세가 꺾이는 듯싶더니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발생 1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당분간 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형병원 방문 여부는 국민들에게 하나의 이슈거리가 됐다. 실제로 메르스는 '병원내 감염'이 주 경로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들이 주로 찾는 대형병원은 여러 환자들이 뒤섞인 혼잡하고 과밀한 진료환경으로 메르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적잖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도 지난 13일 열린 한국·세계보건기구 합동 평가단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서 메르스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퍼진 것은 '한국 사회 특정 관습 및 관행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치료받기에 앞서 의료시설을 여러 군데 다니는 '닥터쇼핑' 관행이 이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한가지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밖에 가족과 친구들이 환자를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로 인해 2차 감염이 더 확산됐을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아프면 무조건 대형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굳이 대형종합병원을 가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래도 대형병원이 낫지' 하는 생각과, 무조건 큰 병원이 아니면 안 된다는 문화도 메르스 유행을 부추겼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같은 점에서 만연하는 게 닥터쇼핑이다. 닥터쇼핑은 의사의 소견을 믿지 않고 여러 병원을 오가며 진단받거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처방전을 받기 위해 여러 의사를 찾아다니는 행동을 일컫는다.

하지만 대형병원에 가기만 하면 싹 나을 것으로 생각하기에 앞서 결핵 등 전염력이 강한 질환을 가진 환자도 존재하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형병원에는 여러 진료과가 한 데 모여 수많은 환자들이 찾고 있다.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아도 충분한 병이나 증상을 가진 사람이 이런저런 이유로 대형종합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병원 대기실을 걸어갈 때, 대기실 소파에 앉아있을 때, 진료 후 병원 인근 약국을 찾았을 때, 식당이나 커피숍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전염력 강한 환자에게 노출될 위험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굳이 대형병원을 찾다가는 서로 병을 주고받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도 있다. 한 의료진은 "대형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 없는 고혈압, 어지럼증 등을 가진 경우라면 굳이 대형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해당 전문의가 상주하는 개인의원이 훨씬 안전하고 비용 대비 효과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원은 방문 당일 한번, 혹은 검사까지 마친 뒤 두 번 정도에 걸쳐 검사 결과를 듣고, 의사의 설명을 들으며 진단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반면 대형병원은 대개 첫 진료일, 검사일, 설명 듣는 날 등 적어도 세 번 이상 찾아야 하는 만큼 전염병에 노출될 우려가 개인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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