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2016년 정기 인사시즌이 시작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삼성그룹과 LG그룹, GS그룹 등의 대기업 연말 인사가 이뤄지며 주요 그룹 중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이 인사를 앞두고 있다.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연말 인사 스타트를 끊은 LG그룹은 오너가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지주사인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시켰다.
GS그룹도 허만정 창업주의 2세들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2세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오너일가의 인사이동은 없었다. 대신 주력사업 리더의 세대교체를 통해 신사업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고동진 사장 내정자다. 고 사장 내정자는 갤럭시 S6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개발의 전면에 섰던 인사다. 삼성 스마트폰 수장으로 대열을 이끌어온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등기이사(대표)와 부문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지만 일선 사업부를 지휘하는 것보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구상에 나서도록 했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윤부근 사장과 DS(부품) 부문을 이끌어온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등 인사를 앞둔 대기업의 이동 폭도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란 게 재계의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중국사업부문의 경영진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연말에는 새로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본격적으로 띄우기 위한 개발부서 등의 승진 인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SK그룹도 소폭 인사가 예상되지만 일부 계열사 CEO의 경우 재신임을 받아야 할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며 대기업의 각 주력 계열사의 실적 등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변화의 폭이 클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대부분 변화보다는 안정쪽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인사를 앞두고 있는 여타 대기업의 분위기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