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3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10년 3월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 지난해 말), 일본(1.53%, 지난해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업종별로는 조선(12.03%), 해운(11.43%), 건설(4.27%)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은행별로는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다. 수출입은행과 농협이 각각 3.35%, 2.1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은행 1.38%, 하나은행 1.24%, 국민은행 1.08%, 신한은행 0.86% 등 1%대다.
하지만 조선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다른 취약업종까지 확산되면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여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금감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비하면 가계와 신용카드의 부실채권 비율은 양호한 편이다. 3월말 기준 가계 부실채권은 2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는 2000억원에서 변화가 없었다.
가계(0.36%)와 신용카드(1.40%)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0.01%포인트, 0.26%포인트 상승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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