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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지난주 아버지가 직장암 수술을 받은 보호자 김모씨가 '전문간호사실' 문을 두드렸다. 수술 전부터 전반적인 치료과정에 대한 관리를 해주는 전문간호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수술 전에는 간호사보다 전공의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베테랑급 전문간호사가 주사나 수술 부위 관리는 물론이고, 간병이나 병원비 등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현실상 주치의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김씨는 전문간호사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는 전문간호사를 따로 두고 있다. 전문간호사가 되려면 3년 이상의 임상 경험이 필수다.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복지부 주관 시험을 봐야 한다. 종양·가정·감염관리·응급·중환자·호스피스·임상 등13개 분야인데,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주로 접하는 전문간호사는 이 중 종양, 임상, 호스피스 등이다.
-임상전문간호사 : 질환별로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 환자의 인슐린 주사 교육, 장루(인공항문) 및 장기이식 관리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상처·장루 전문간호사 양성을 위해 미국 MD 앤더슨에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질병 관리 및 상담 외에 전문간호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다른 역할은, 환자들이 트라우마·위축감 등을 극복하고 학교나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호자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 지원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심리 치료 등을 연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도 한다. 수간호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문간호사로 변신한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소아암 담당 최선희 간호사는 "결손 가정·빈곤층 여부 등 환자 가족의 사정을 파악하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놀이치료나 가족상담 프로그램 등도 소개한다"면서 "긴 투병생활을 딛고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된 아이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간호사의 법적 처우나 역할에 대한 논란은 존재한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전문간호사 업무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안돼 병원들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전문간호사 업무에 대한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자격시험 시행 10년이 지나도록 복지부가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것은 의료계의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의료진 뿐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도, 어떤 방향으로든 보건 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