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GS25, 연이은 논란으로 성장세에 적신호?

기사입력 2016-06-29 09:52


편의점업계 1위 자리를 놓고 CU(씨유)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GS25가 최근 자체 제작해 출시한 스무디와 일명 '스누피 우유'가 잇달아 논란에 휩싸이며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졌다.

편의점 3만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GS25는 점포수에 있어서는 라이벌 CU에 뒤처지지만 매출에 있어서만큼은 단연 1위를 지키고 있다. GS25의 자존심이 매출에 달려있는 만큼, 판매되는 제품 하나하나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GS25의 매출에 타격을 입힐만한 논란이 연이어 터진 것.

더욱이 스무디의 경우 편의점의 주고객인 여성과 관련된 이슈로 파문이 일면서 향후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GS25는 지난해말 허연수 대표가 GS리테일의 새 선장으로 취임한 이후 점포당 매출을 높이기 위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만큼, 허 대표가 이번 논란을 어떻게 떨쳐내고 업계 1위다운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팔고보자? 여혐 논란에도 사과는 절대 안 해

GS25는 최근 신제품을 홍보하려다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부터 페이스북, 네이버 TV캐스트, 유튜브 등 GS25의 공식 채널에는 새로 출시된 스무디 광고 영상이 올라왔다. '왜 안먹었어요? 분노의 스무디'라는 내용의 광고는 2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여성을 '된장녀'로 표현하고 자막마저 '된장각'이라고 적어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문제가 된 광고는 두 번째 이야기다. 명품 로고가 박힌 쇼핑백 여러 개를 손에 든 여성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는데 안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다른 여성이 '이게 다 뭐야?'라고 묻는다. 쇼핑백을 들고 있던 여성은 '카드 받았지롱'이라고 대답했고, 자막에는 '된장각'이라고 부연 설명이 더해진 것.

특히 이어지는 광고에서 '된장녀'를 연상시키는 멘트가 논란이 됐다. 휴게실 같아 보이는 장소에 앉아있던 여성이 스무디를 마시며 '언니도 마셔볼래?'라고 권하자 다른 여성이 '야, 초딩이냐. 언니는 아메리카노 밖에 안마셔'라고 대꾸한 것.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어떻게 이런 광고가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이건 분명히 여성혐오다. 된장녀 프레임 씌우는 것 극혐이다"며 "GS25는 빠른 사과를 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GS25 측은 '여성 비하 의도가 없던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GS25의 한 관계자는 "해당 영상은 광고보다는 당사 채널에서 마케팅팀이 상품 바이럴 목적으로 여름철에 시원한 물보다 더 갈증 해소되고 맛있다는 것을 재미있게 홍보하고자 '판다치즈' 광고를 패러디해 제작했다"며 "해당 영상을 SNS에 게재한 이후 '된장각'이라는 부분과 '씨X' 등이 욕설이 연상된다는 고객의 불만이 일부 접수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고객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미가 왜곡돼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영상을 내렸고, 불만이 제기된 부분을 수정한 후 다시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1등 편의점을 추구하는 GS25는 여성혐오 논란이 있기 직전에는 스누피 커피우유로 소비자를 실망시켰다. 카페인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이 제품은 GS25가 지난해 10월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카페인 함량이 높아 에너지 드링크 두세 캔을 마시는 것보다 강한 각성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난 이 커피우유는 정작 패키지에는 귀여운 스누피를 그려넣어 어린이 음료나 일반 우유 제품을 연상케 했다. 논란이 일자 GS25 측은 제품 겉면 양쪽으로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에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소비자가 무섭지 않은 GS25, 리딩브랜드로서 책임감은 어디에…

스무디 광고의 여성혐오 논란이나 '스누피 우유' 패키지 논란은 공통적으로 GS25가 얼마나 소비자를 가볍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혐오 논란이 있은 뒤 GS25측은 어떠한 해명도 없이 그저 해당 영상을 삭제했고, '스누피 우유' 역시 경고 문구를 추가하는 것으로 사태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 모든 과정이 1위 편의점 자리를 지키기 위한 허연수 대표의 매출 중심 강공 드라이브의 결과물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연수 대표는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이후 GS리테일의 유통사업을 도맡으며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인물이다. 그런 허 대표가 GS리테일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이상 편의점 업계의 확고한 1위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허 대표는 PB상품에 대한 애착이 강해 지난 2월에는 PB상품을 하나로 묶은 브랜드 '유어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의 이런 스탠스는 GS25가 PB상품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사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GS25가 소비자보다는 판매를 우선순위에 두다보니 이런 논란이 연이어 터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련의 논란이 취임 6개월째인 허 대표의 매출 중심 강공 드라이브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질문에 GS25 측은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차별화 상품이 수백개에 달하고, 고객의 큰 관심을 받은 빅히트 상품도 수십개에 달한다"며 여전히 매출에 있어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반복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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