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피 빠는 '수협', 공적자금 1조원 직원 상여금으로 펑펑?

기사입력 2016-10-11 14:41



공적자금이 1조원 넘게 투입된 수협중앙회가 경영안정화를 위한 자구노력은 하지 않고 직원들의 상여금으로 몇천만원씩 지급하는 등 방만 경영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수협중앙회 내 억대 연봉을 받는 임직원이 5년 새 9배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어민들을 위한 조직이 맞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협중앙회의 최근 5년간 부실채권 손실 규모는 6530억원에 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성찬 의원(새누리당)은 11일 수협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채권매각으로 인한 손실이 1656억원,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가치가 없어져 손실한 금액만 4874억원에 달했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3%의 장애인을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아 납부한 분담금만 12억3000만원이다. 내년부터 의무고용률이 3%에서 3.2%로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수협의 분담금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직원들에게 지급된 상여금은 3% 이상 증가했다. 수협 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1인당 연간 상여금을 적게는 1127만원에서 많게는 4434만원까지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급 직원인 특급과 1급 직원들의 경우 통상임금의 350~400%, 2급~기능직 직원들은 통상임금의 750%을 기준으로 상여금을 받았다. 2014년 기준 어업인 1인당 평균소득이 2006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어업인 2명이 한 해 동안 바다와 싸우며 힘겹게 번 돈을 수협 직원 1명의 상여금으로 지출한 셈이다.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직원도 9배나 증가했다. 2011년 전체 직원 2844명 중 20명(0.7%)이었던 1억원 이상 연봉자가 2015년 3109명 중 197명(6.3%)으로 5년 새 9배나 늘었다.

최근 3년간 임직원 자녀에게 지급된 장학금만도 66억원이 넘었다. 어업인 자녀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이 7억5300만원인 것에 비하면 8.8배 더 많은 장학금이 수협 직원의 자녀를 위해 사용된 것이다.


방만한 조직과 인력 운용 형태도 지적됐다. 1132개의 회원조합과 230만명의 조합원, 31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농협중앙회에 비해 수협중앙회는 92개의 회원조합, 15만8000명의 조합원, 5개의 자회사를 갖추고 있다. 사업규모는 작음에도 임직원 수는 수협중앙회가 3109명으로 농협중앙회 2476명보다 500명 이상 많다.

김성찬 의원은 "어업인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밤샘조업을 하고, 중국어선들의 싹쓸이에 견디다 못해 직접 나서 피 흘리며 싸우고 있는 것이 어업현장의 현실"이라며 "어업인들의 피와 땀으로 번 돈으로 운영되는 수협의 방만한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수협이 상여금과 억대연봉자만 꾸준히 늘리고 있는 현실을 알면 어업인들은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모든 수협 임직원들은 분골쇄신의 마음가짐으로 노력해야 하며, 해수부 또한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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