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복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되기도 한다. 복권 판매액의 42%는 복권기금으로 조성되어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공익사업에 쓰이며 개인의 삶을 희망적으로 바꾸는 기적을 이뤄 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기수 옹(90, 6·25참전 호국영웅)은 2015년 복권기금이 지원하는 유공자 복지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매주 2회씩 가사 일을 집중적으로 지원 받는다.
김 옹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기 전에는 거동이 불편해 가사를 자주 할 수 없어 집이 엉망이었다"며 "지금은 주 2회씩 가사일도 도와주고, 음식도 챙겨주고, 말동무도 해주는 보훈 섬김이 덕분에 새 삶을 얻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전쟁의 아픔까지 치유한 복권기금
이상숙 옹(86, 6·25참전 호국영웅)은 요즘 미술심리치유 프로그램에 푹 빠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령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정서안정을 위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으로, 과거에는 자원봉사의 형태로 운영되었으나 2015년도부터 복권기금으로 재료비 등의 지원을 받아 더욱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이 옹은 "어린 시절에 홀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랐는데, 당시 그림을 그리고 즐기면서 외로움을 많이 달랬다. 그래서 지금 그림을 원 없이 그릴 수 있는 미술프로그램을 매우 좋아한다"며 "미술심리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많이 덜어내며 마음이 건강해졌다. 덩달아 몸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대구지방보훈청 복지과 이선희 복지사는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기 전에는 어르신의 상황과 관계없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방문이 가능했다"며, "복권기금 덕분에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방문을 드리면서 어르신의 삶이 개선되는 것을 보며 우리도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복권기금으로 호국영웅들이 편안한 삶을 누리는 그날까지
기존의 국가유공자 노후 복지지원 사업은 1주일에 한 번, 최대 두 번만 방문이 가능했으나 2015년도부터 복권기금이 지원되면서 지금은 3번 이상 방문이 가능한 맞춤형 서비스로 탈바꿈했다.
독거복합질환 참전유공자 복지지원 사업 담당자는 "사실 복지 서비스는 제공받는 사람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어르신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예산이 더 필요한데, 복권기금이 없었다면 이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국민들의 희망으로 모인 복권기금을 잘 활용해 호국영웅들이 영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눔로또 공익마케팅팀 최서혜 팀장은 "복권기금을 통해 수혜자들은 웃음과 희망을 되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복권 구매자와 수혜자가 함께 희망을 공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복권의 사회적 역할을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또복권·인쇄복권·전자복권의 판매를 통해 조성되는 복권기금은 매년 약 1조 6000억원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사업, 주거지원사업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공익사업에 쓰이고 있으며 이 중 지난해 약 112억이 독거·복합질환 참전유공자 복지지원 및 중상이자 편의시설 공급 등의 사업에 사용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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