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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성전(性典)으로 꼽히는 '카마수트라', '향원', '소녀경'은 모두 동양에서 집필됐다. 기독교의 금욕적인 성욕관에 영향을 받은 서양과 달리 동양은 다산이 곧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남녀화합을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로 인식한 인도는 '카마수트라' 이외에도 '라티라하스야', '아낭가랑가' 등의 성고전이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향원'과 더불어 '알 쿠타브'가 유명하며, 쾌락의 궁전 하렘이 있을 정도였다. 중국도 도교의 불로불사에 기반하여 방중술에 대한 서적이 적지 않은데, '소녀경'을 비롯 '옥방비결', '동현자', '천금방' 등이 있다.
음양사상에 입각하여 여성과 남성의 성(性)이 다르다고 보았는데, 남자의 성을 불, 여자의 성을 물로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남녀의 성적 결합은 '물과 불의 만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성이 성적으로 자극을 받으려면 불을 필요로 한다. 물은 끓여줘야만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남자는 불같은 정열로 물은 데운다. 하지만 불은 에너지를 소모하면 재만 남는다. 그러나 물은 끓는 것도 그렇지만 식는 것도 더디다. 불은 꺼졌지만, 물은 오랫동안 뜨거운 상태를 유지한다. 이것이 바로 남녀간의 원초적인 비극(?)이다. 불은 물을 만나 순식간에 사정하고 꺼지지만, 물은 뜨거움이 오래도록 지속되어 꺼진 불을 안타까워하니 성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남성이 아무리 성적으로 강해도 신체적 조건은 물론이고 성에 대한 인식에서 여성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인류는 고대로부터 성적으로 우월한 여성들을 억누르기 위해 고심했는데, '탈무드'에는 '지상에 내려 온 호색인의 9할이 여성'이라며, 여성들의 무한한 정숙을 강요했다. 또한 인도에서는 '여성들은 사랑의 욕구가 부풀어 오르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정도가 된다. 그러나 남성들은 욕구가 여성들의 1/8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여성이 남성에게 불만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며 여성의 성적 우월성을 경계했다.
성적 충동에서 사정에 이르는 성반응의 단계로만 본다면 남성은 여성을 능가할 수 없다. 따라서 서로 만족하는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성적 취향, 성감, 좋아하는 체위 등을 파악하는 좋다. 더불어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와 감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누구나 굿섹스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김재영(퍼스트비뇨기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