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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27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상품·물류·점포의 근본적인 운영구조를 업그레이드해 고객에게 항상 1등 품질·가격의 상품을 제공하면서 협력사 매출과 직원의 '워라밸'까지 높이는 '선순환 유통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을 다 바꾼다. 유통 전 과정의 낭비요소를 제거해 직원 업무강도는 줄이고, 효율적으로 개선된 자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해 고객 만족과 협력사 매출을 동반 견인한다는 목표다. 단, 전체 상품 수는 파레토 법칙(Pareto's Law)과 같이 고객 대부분이 즐겨 찾는 상품 중심으로 정제한다.
상품 가격은 대부분 연중상시저가(EDLP, Every Day Low Price) 형태로 바꾼다. 기존 초특가(High & Low) 행사 중심 가격은 평소보다 싸게 파니까 마냥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수요가 몰리니 결품 때문에 상품을 사지 못하는 고객도 생기고, 행사 직후에는 소위 회전율이 떨어져 선도가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또 장기 프로모션의 경우에는 협력사와 직원들 피로가 가중돼 상품 및 서비스 품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 수가 줄어든 만큼 남는 공간은 주요 상품의 진열면적을 늘리고, 고객 동선을 넓히는 데 쓴다. 고객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도록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다. 진열면적은 적정 수요를 예측해 정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직원이 하루 1회만 매대를 채우면 될 수준에 맞춘다.
홈플러스는 상반기부터 기존 대형마트에 순차적으로 '홈플러스 스페셜'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점포에는 '온라인 집중센터'와 No.1 리빙 SPA 브랜드 '모던하우스'까지 접목시켜 멀티채널의 범위를 보다 확장시킬 계획도 있다. '모던하우스'는 단순히 몰이 아니라 직영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도 들일 예정이다. 리빙 카테고리에 전문점의 DNA를 흡수시켜 장기적인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편 홈플러스는 몰(Mall) 구조에서도 큰 전환을 꾀한다.
우선 새롭게 바뀌는 몰에는 '코너스'(CORNERS)라는 이름을 지어 기존 홈플러스와 차별화되고 독립적인 느낌의 공간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컨셉은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다. 코너스라는 이름에는 '당신의 집 앞 코너를 돌면 만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일상'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유소년 축구클럽과 넥타이부대를 위한 옥상 풋살파크뿐만 아니라 각 지역 청년 창업 브랜드, 싱글맘 쉼터, 플리마켓, 문화자산 연계 아카데미, 토착 공예 체험관, 어린이 도서관 등을 들여 실제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감성 1번지를 모색하고 있다. '코너스'는 올 하반기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기존 영국 TESCO와의 협업으로 이어왔던 PB 및 글로벌 소싱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PB는 '본질(本質)에 집중하다'는 슬로건의 '심플러스'(Simplus)를 대표적인 '가심비' 브랜드로 키우는 한편, 간편식은 기존 브랜드들을 '올어바웃푸드'(AAF, All About Food) 체계로 일원화해 운영함으로써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위시한 업계 PB 경쟁에 본격 합류한다. 또 글로벌 소싱 분야에서는 현재 유럽 10여 개 국가의 대표적인 유통업체들이 모여 만든 약 180조 원 소싱 규모의 유통 네트워크와 제휴, 장기적인 글로벌 소싱 경쟁력도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변화의 의지를 담아 21년 만의 첫 BI 교체도 검토 중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