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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구광모 '뉴 LG' 핵심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9-01-24 08:47


5세대 통신서비스(5G) 상용화를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빠른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동영상 이용이 급증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무엇보다 OTT 경쟁력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관련 서비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통3사 중 OTT 경쟁력 확대를 위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다. 국내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꾀했고, 유튜브를 운영 중인 구글과 3D 가상현실(VR) 콘텐츠 공동 투자·제작에 나선다. 국내 인터넷TV(IPTV) 업체 인수 및 콘텐츠 제작사와 제휴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 되고 있다. 5G 통신망 구축도 적극적이다.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해 최소 4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는 LG그룹이 5G의 개인 상용화 서비스를 앞두고 LG유플러스를 향후 '캐시 카우'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자금·기술) 지원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그리고 있는 '뉴LG' 구상에는 5G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이유다.

5G는 각종 디바이스를 비롯해 사업간 무한한 연결성이 장점이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그룹과 달리 제조와 통신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LG그룹 입장에선 LG유플러스의 5G 관련 경쟁력은 계열사·미래신성장동력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인식개선이 우선…직접 투자 보다 글로벌 제휴 박차

LG유플러스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리고 있는 '뉴 LG'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가기 위해선 질적·양적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 5G 시대를 앞두고 경쟁사들과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지 않고,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해야만 계열사 간 기술협력 등이 수월하다. 최근 LG유플러스가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미디어 경쟁력 확대 등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LG유플러스는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해 현재 구축중인 3.5㎓ 주파수 대역에만 약 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8㎓ 대역까지 구축하면 투자규모는 더 커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운용은 녹록치 않다.


LG유플러스는 '제휴'를 통한 동영상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가장 적은 돈으로 짧은 시간 내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한 결과다. 그동안 이통시장 내 추격자 입장에서 타 업체들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선도자적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점도 한몫 거들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16일부터 넷플릭스와 파트너십 단독 계약을 채결하고 자사 IPTV인 'U+tv'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파트너십 계약은 파격에 가깝다. 국내 IPTV 업계 중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최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 1억37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엔터테인먼트 서비스다. 이통사나 IPTV 업계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였지만 국내 관련 산업 잠식에 대한 우려 등으로 협력 관계 구축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칫 국내 산업을 고사시키는 사업추진으로 비춰질 경우 오너일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도 쉽게 제휴 등을 결정하지 못한 요인으로 꼽혔다.

따라서 이번 넷플릭스와 제휴는 상황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오너일가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결정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그동안 PC 넷플릭스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는 OTT를 제공해왔다. 케이블 업체 딜라이브에서도 서비스를 했지만 이용자들이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를 이용할 경우 가입자가 셋톱박스를 교체하거나 추가 기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셋톱박스에서 자동으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돼 이용자는 바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청도 가능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이통사를 중심으로 5G 시대의 가장 큰 뚜렷한 변화는 미디어로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돼왔다"며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제휴는 가입자 증가와 동시에 5G 상용화에 앞서 적극적으로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듯 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 효과는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넷플릭스 제휴 이후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IPTV 가입자 증가율을 보였다. 증권가 안팎에선 LG유플러스의 지난해 IPTV 사업 매출이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G 서비스가 본격화 된 올해를 시작으로 관련 분야 매출 1조원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구글과 3D 가상현실(VR)콘텐츠도 공동으로 투자·제작한다. 각각 5:5로 펀드를 조성해 올해 상반기중 3D VR 파일럿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3D VR 콘텐츠는 LG유플러스가 제작·기획을 책임지면서 콘텐츠 소유권과 국내 배포권을 갖고, 구글은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배포권을 갖는다. 5G에서 증강현실(AR)과 VR이 중요한 서비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유튜브라는 채널을 보유한 구글과 협력은 LG유플러스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구글은 LG전자와 인공지능과 스마트폰 관련 사업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3D VR 콘텐츠 제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LG그룹 주력 사업 성장의 주요 밑거름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K-팝·K-스포츠 등 '스포테인먼트' 관련 사업 카드 만지작

자체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사업 확장을 위해 추진하는 CJ헬로 인수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 400만 명을 돌파하며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했고, 유료방송 사업자 인수를 통해 가입자를 늘려 미디어 사업의 대폭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M&A는 구 회장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성사할 경우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425만 가입자가 더해져 800만 명이 넘는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KT에 이어 단숨에 전체 유료방송시장 2위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미디어 관련 자체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K-팝과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골프 등의 K-스포츠 등 스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아이돌의 무대를 골라볼 수 있는 앱 플랫폼 'U+아이돌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U+아이돌라이브 앱은 실시간 방송 중 고화질로 최대 3명의 아이돌을 골라볼 수 있는 멤버별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원하는 카메라 각도를 선택하는 '카메라별 영상'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앱 개발에 자문위원으로는 작곡가 김형석(키위미디어그룹 회장)이 참여시켰고, 지난 1월엔 JYP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통해 'U+아이돌라이브와 함께하는 JYP 연습생 공채 15기 오디션'도 진행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돌 관련 영상 콘텐츠 강화는 국내 젊은 층의 유무선 가입자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K-팝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콘텐츠 강화를 위한 글로벌 OTT 업체와 제휴에 있어 협상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최근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차별화 콘텐츠에는 아이돌이 있고, 구글과 함께 제작 투자에 나설 3D 가상현실 콘텐츠의 중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가 제작하는 3D 가상현실(VR) 콘텐츠는 K팝스타들의 개인 일정을 함께하는 코스, 공영관람 및 백스테이지 투어, 스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숙소투어, 스타의 프라이빗 공간 엿보기 등 국내 여러 유명 엔터테인먼트 소속 톱스타들의 일상을 경험하는 콘텐츠로 만들어 진다.

LG유플러스의 통신망 구축과 동영상 콘텐츠 확대를 통한 5G 경쟁력 강화는 그룹 차원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주력사업인 가전을 비롯해 B2B 사업의 핵심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는 계열사가 많아 그룹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된다. LG유플러스는 우선 스마트팩토리·드론·자율주행·스마트시티 분야에서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사업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력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조성이 가능하고 향후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등을 비롯해 자울주행 관련 사업과 접목한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LG유플러스는 LG그룹의 심장으로 불리며 미래 신사업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5G 상용화 준비현황 및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3개 부처 장관이 동시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다. LG그룹에서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정도현 LG전자 사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이 참석해 5G 서비스에 대한 전시와 시연을 진행됐다.

LG유플러스, LG전자, LG CNS가 협력을 통해 추진 중인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해 ▲원격지에서도 드론을 제어하고, 드론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관제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송출하는 '스마트 드론' ▲수백km 원격지에서도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해 트랙터를 운전할 수 있는 '원격제어 트랙터' ▲실시간으로 도로 정보를 수집해 공유하는 '다이나믹 정밀지도' ▲고가의 게임용 PC 구매나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도 초고화질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VR 게임' 등을 선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의 주력 사업군은 크게 전자, 화학, 통신"이라며 "전자 분야의 실적이 최근 부진해 캐시 카우 역할을 하는 곳은 화학(LG생활건강), 통신(LG유플러스)에 그치고 있어 관련 계열사가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유플러스의 경우 5G 상용화와 동시에 이통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고,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신사업 추진의 기본 경쟁력으로 활용이 가능해 그룹(구 회장) 측에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 있는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 사진설명>

LG유플러스가 지난 22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5G 상용화 준비현황 및 서비스, 대중소 상생협력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3개 부처 장관 및 LG유플러스 및 LG전자 협력회사 대표 8명이 참석해 했다.

사진은 왼쪽 두번째부터 오른쪽으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U+스마트드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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