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오히려 서민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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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LH의 행복주택 관련 옥외 광고가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상대적으로 금수저인 사람이 흙수저를 부러워하는 것은 흙수저를 비꼬는 것이 아니냐', '서민 상대 정책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 등 LH에 대한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LH측은 사과문과 함께 지난 3일 광고를 모두 내렸다.
LH측은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광고로 교체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으나, 비난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청년 등 젊은 세대들의 주거난 해결을 위한 것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조건으로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서민에게 공감하지 못한 LH'란 지탄을 받으며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LH 관계자는 "이번 행복주택 옥외 광고는 공급의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SNS 상황을 가정한 표현방식을 사용했으나 당초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초래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대주택 재추첨 논란 등 잡음… LH 무책임한 대응에 신뢰도 추락
최근 연달아 발생한 재추첨 사태 때문에, LH를 향한 서민들의 신뢰도는 이미 추락한 상태다.
지난달 19일 세종시 공공 임대주택 추첨 당시 절차상 오류가 발생해 재추첨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시 LH 세종권 주거복지지사에서 첫마을 2·3·4·6 단지와 새뜸마을 7단지 내 85㎡ 이하 10년 공공임대주택 잔여세대 총 177가구 입주자 모집이 진행됐다. LH는 총 접수인원 364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전산시스템과 종이로 접수를 받았다. 그러나 177가구 입주자 모집 중 12가구가 동·호수 지정을 마친 가운데 방문객 35명이 순번을 부여받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전산 입력 과정에서 종이대장으로 접수한 35명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청약자들 사이에서도 '35명의 신청자 이름이 적힌 A4용지 1장이 사무실 바닥에서 발견됐다', '전산 오류가 아닌 명백한 직원의 실수'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당일 오후 2시에 강행하려던 재추첨은 청약자들의 항의로 무산됐고, 이후 법률자문 등을 거쳐 지난달 25일에야 재추첨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미 동·호수를 부여받은 계약자들 중 당첨 결과가 바뀐 사람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LH 관계자는 "동·호수를 정했다고해서 계약이 완료된 것은 아니므로 이미 동·호수를 지정받은 사람들에 대한 배상 관련 계획은 따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민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LH의 재추첨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2일 서울 양원S2블록 신혼희망타운의 추첨 과정에서는 절차 상의 오류로 재추첨을 진행, 3일 후 결과를 재공지했다.
재추첨 결과 기존 당첨자 269명 가운데 16명이 예비자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LH는 재추첨 강행 후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단순한 사과문만을 게시해 논란을 빚었다.
하루아침에 예비자로 지위가 바뀐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 신혼희망타운 커뮤니티에선 'LH신혼희망타운 시스템오류로 인한 담당직원의 문책과 당첨에서 예비자로 변경된 16명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서는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아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등 LH측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한편 12일부터 서울수서와 화성동탄2 등에서 올해 마지막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모집이 시작됐다.
LH는 앞으로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단지에서는 양원지구 신혼희망타운의 시스템 오류와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 강조했지만, 잇따른 재추첨 사태 발생에 '서민들을 위한 기업'의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H는 해마다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 대상"이라면서, "서민 정책에 대한 감수성을 더 키우고, 서민 눈높이에 맞는 운영을 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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