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48·남)는 최근 저녁운동을 하던 중 가슴에 통증을 느껴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빠른 처치가 필요했지만 응급의료센터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처치가 늦어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5분도 지나지 않아 응급의료센터 전문의들에 의해 신속하게 응급처치가 이뤄졌다. 급성 심근경색증이라고 들은 후 응급실 내 모든 처치가 끝나고 1시간도 안돼 혈관조영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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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등을 당했거나 외래진료가 끝난 시간에 즉각적 치료가 필요하면 병원 응급실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많은 응급실일수록 전문의에 의한 첫 진료 및 처치가 늦어지면서 대기 시간은 길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전공의 위주로 운영되는 현행 응급실 진료시스템도 진료가 지연되는데 한 몫을 한다.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거친 후 전문의 진료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통상적인 응급실 체계를 과감하게 개선해 발빠른 응급진료 성과를 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병원장 이성호) 응급의료센터(센터장 왕순주).
이 곳은 연간 환자수가 8만명 이상으로 국내 10위 안에 드는 곳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빨리 응급환자에 대한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빠른 진단과 치료는 개원 초기부터 유지해 온 '24시간 전문의 중심의 진료시스템' 덕분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기존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위주로 운영돼 온 응급실 관행 대신, 응급실 전담 전문의가 신속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곳엔 응급의학과 교수 10명, 소아청소년과 교수 2명, 내과 교수 3명 등 총 15명의 전문의가 상주한다.
특히 응급환자가 많은 소아청소년과와 내과 환자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어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인해 '2018년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적정시간 내 전문의 직접 진료율이 89%로 조사됐다.
▶중증환자 재실시간 2.58시간 '전국 1위'…당직의 15분내 진료
2013년부터 응급환자들을 책임지고 있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꾸준히 환자가 늘며 2018년 연간 환자수가 7만5000명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연간 환자수가 8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일반적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의 환자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곳 응급의료센터는 2018년과 2019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중증상병 환자의 응급실 재실시간이 2.58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짧았다. 이 곳을 방문한 중증환자는 평균 2시간30분 가량이면 진료 및 처치를 받은 뒤 중환자실로 이송되거나 퇴원하는 것이다.
이 수치는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여서 경증환자까지 포함하면 재실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최근 한 달간 분석결과에서도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전체 환자의 평균 재실시간은 1시간36분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응급의료센터 당직의가 진료를 보는 데까지 소요된 시간 역시 90%가 15분 안에 이뤄졌다.
왕순주 센터장(응급의학과)은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전공의나 간호사로부터 혈압 한번 재고 장시간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는 것이 국내 응급실의 현실"이라며 "전문의 위주의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10위 안에 드는 환자수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사례는 국내 응급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곳은 의료진들의 헌신과 팀워크로 지역 내 응급환자들에게 최상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9년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안전성, 환자중심성, 적시성, 기능성, 공공성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전체 6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응급의료센터임을 증명했다.
▶감염병·화학사고 대응 시스템 구축…정기적 훈련도
특히 2015년 메르스를 겪으며 신종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대비 시스템도 구축했다. 먼저 음압격리실 3곳을 갖췄는데 압력 및 환기시스템을 통해 일반 응급실로부터 완전하게 차단시켜 원내 감염 위험을 막고 있다. 선별진료소 운영과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시스템, 정기적인 대응훈련 등으로 조류독감, 신종플루, 홍역 등 감염병을 완벽하게 막아낸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또 병원 인근에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화학사고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센터장인 왕순주 교수는 불산 및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등 대형 재난사고에 즉시 개입해 응급처치를 시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병원측 관계자는 "왕 센터장이 만든 '화학사고 응급의료 대응교육' 프로그램은 현장종사자 및 의료진들을 위한 국가 표준 교육프로그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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