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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타는 스포츠스타 2세를 낳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니어는 유벤투스 FC 아카데미팀에서, 엔조 알랑 지단 페르난데스는 레알마드리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구단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타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우수한 경주마는 우수한 DNA를 자마에게 그대로 물려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경주마는 몇 백 마리의 자마를 생산하기 때문에 스타 경주마가 전체 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 명의 스타 스포츠선수가 그 스포츠 종목 전체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크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을 확장하고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씨수말 자원 확보에 힘써 왔다. 주로 혈통이 좋고 경주 능력이 우수한 외산 씨수말을 수입해 와서 무상 또는 저렴한 교배료를 책정하여 경주마 생산농가에 보급했다. 2006년에는 메니피를, 2013년에는 한센을 30~40억 원에 수입해서 생산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경주마 경매시장이 위축되었던 지난해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2세마의 부마도 역시 메니피였다.
한편으로 마사회는 해외의 우수 씨수말 자원을 일찌감치 확보하기 위해 케이닉스(K-Nicks) 사업도 시행해왔다. 케이닉스 사업은 한국마사회 고유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잠재력을 지닌 종마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닉스고가 바로 케이닉스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마사회가 2017년 미국 킨랜드 9월 경매에서 구매한 경주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서 씨수말로 데뷔한 미스터크로우도 케이닉스 프로그램으로 선발되어 미국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한국으로 수입된 사례다. 미스터크로우의 교배두수는 68두로, 차세대 리딩사이어로 기대되는 '컬러즈플라잉'과 교배두수가 비슷하다. 그러나 같은 케이닉스 프로그램 출신들도 명암이 엇갈린다. '빅스'와 '제이에스초이스'의 교배두수는 미미하다. 케이닉스 사업은 이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내년에 씨수말로 데뷔하는 닉스고를 비롯해 케이닉스 선발 경주마들이 씨수말로서 좋은 성과를 거둬 국산마 수준향상에 기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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