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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응우옌흐엉씨(27·가명)는 한국에 온 지 3년 된 결혼이민여성이다. 현재 남편과 함께 임신을 계획하고 있지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식이 없어 걱정이 많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불안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우연한 기회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 진행하는 출산교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이곳에서 생전 알지 못했던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전 과정을 배웠다.
지난해 출산교실에 참가한 몽골 출신 난디아씨(41)는 "아이가 출생 직후 청력에 문제가 있었는데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출산교실 프로그램 참석을 계기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신생아 난청 검사와 치료비 지원까지 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 출산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한국에 와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다"며 편지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지금까지 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10개국의 결혼이민여성 1031명이 참여
출산교실 프로그램은 문화차이와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 돌봄 등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만의 프로그램이다. 병원이 위치한 영등포구는 다문화가정이 5만4000여 명으로 구 전체 인구의 13.8%를 차지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문화적 차이와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매년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자 출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10개국의 결혼이민여성 103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임신주기별 변화와 주의사항 ▲임신 중·산후여성의 심리·정서적 특성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며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전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배우고 습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결혼이민여성의 경험나누기' 시간이 별도로 마련돼 임신·출산 및 양육과정에서 힘든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의사소통 어려운 이들을 위해 '벤토(의료통역 자원봉사자)'가 멘토로 지원사격 나서
벤토는 '결혼이민여성 출산 전후 돌봄을 위한 의료통역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외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의료통역사를 말한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열린 출산교실에는 베트남,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출신 결혼이민여성 25명이 참여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진행됐다. 중국·베트남·몽골 출신의 벤토 8명이 이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온라인 사이트와 화상채팅프로그램 Zoom(줌)을 통해 실시간 강의 통역과 의사소통을 도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 최경애 팀장은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결혼이민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출산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낯선 타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결혼이민여성에게 도음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당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대면으로도 꾸준히 진행해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2013년부터 서울시 지원으로 다양한 다문화가족 지원 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벤토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국어 홈페이지 구축, 진료안내서 비치,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생애 첫 건강검진 지원,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 운영, 무료 독감예방접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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