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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뇌동맥류] 머릿속 '시한폭탄' 터지면 사망률 50%…40~60대 주의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16:20 | 최종수정 2022-09-15 08:21


 ◇클립 결찰술(왼쪽)과 코일 색전술

뇌동맥류는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전조 증상이 사실상 없고 파열될 경우 사망률이 5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파열 후 생존한다고 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의 벽이 약해지면서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를 말한다.

풍선도 부풀다 보면 언젠가는 터지듯이 뇌동맥류도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터질 수 있다.

이때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진 않지만, 선천적인 혈관벽 질환, 혈관 손상을 일으키는 대사 질환 및 생활습관(고혈압, 흡연)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에서 발견되고 있다. 고령일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데, 4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발병률이 1.56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9만492명에서 2021년 14만3828명으로 최근 5년 사이 70% 넘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최근 뇌동맥류가 늘어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며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는 파열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수다. 특히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 등 혈압과 연관된 질환, 뇌동맥류 가족력 등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검사는 주로 뇌혈관 CT(CTA), 뇌혈관 MRI(MRA) 검사,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 발견해 치료를 시행하면 95%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크기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크기가 3㎜ 이하면서 나이가 많은 경우 경과 관찰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크기와 상관없이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파열 위험이 크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로 이뤄진다.

클립 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이다.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뇌수술이 어렵거나 직접 수술의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만일 파열이 됐다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첫 24시간 이내에 빈번하게 재파열이 발생하는데 재파열 시에는 사망률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둔기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구토 등이 있을 수 있다. 심한 경우엔 ▲마비 ▲의식소실 ▲호흡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드물게 감기 증상처럼 가벼운 두통이 수일간 지속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파열되었을 때에도 경부결찰술과 코일 색전술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경부결찰술은 코일 색전술이 불가하거나 완전한 치료가 여의치 않은 경우, 뇌동맥류 파열 후 뇌출혈이 심하게 동반되어 뇌 혈종 제거술이 필요할 때 시행한다. 일단 출혈 이후에는 수술 후에도 재출혈, 혈관 연축이나 수두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경과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고준석 교수는 "뇌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요인으로 거론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금주,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뇌동맥류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는 고준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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