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내홍을 겪고 있다. 사상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창사 이후 55년만이다. 경영진과 직원 간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외이사의 외유성 골프 논란이 더해지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포스코의 파업이 시작되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정우 회장 입장에선 최근 일련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최 회장은 올해만 무사히 넘기면 연임 이후 임기를 채운 최초의 포스코 회장이 될 수 있고, 3연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경영능력만큼은 인정 받는 최 회장이다. 취임 이후 이차전지 등 사업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노사간 갈등이 계속되는 등 조직관리 측면에서 약점을 보였던 만큼 최근 상황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향후 거취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스톡그랜트는 포스코가 임원의 책임경영을 위해 도입한 보상이다. 회사 실적과 현재 상황 등을 반영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실적악화를 내세우며 비상 경영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가 최근 경영진에게 스톡그랜트로 수백억원의 주식을 무상 증여했고,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한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피땀은 외면하고 경영진은 은밀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 노조에 교섭 복귀를 요청한 상태다. 포스코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지만 원만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노조가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연간 인건비 총액의 70%를 넘는 수준"이라며 "조합원 1인당 약 9500만원의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과도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원만하게 교섭을 진행하고자 지난 4일 노사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50년의 지속 발전을 위해 노사 간 서로 소통하자는 내용의 부회장 명의 서한을 전 직원에게 발송하는 등 노조에 교섭결렬을 철회하고 교섭에 복귀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