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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가면 항상 시어머니가 음식을 먹는 것을 아까워 하는 것 같다고 느껴 고민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한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식 먹는 것도 아까워하는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는 "보통 나가서 사는 자식이 안쓰럽지 않냐. 그런데 (시어머니는) 항상 둘째 아들이 어려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일하면서 아이 3명 낳고 힘들어 하는 것을 안쓰러워 하신다. 그 다음은 손주들이다."라며 "맞벌이 하느라 아이들이 엄마 손에 못커서 안쓰럽다며 끼고 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버릇이 없는데 그래도 마냥 예뻐하신다."라고 설명했다.
시어머니는 A씨 내외에게 손주를 낳아라는 말도 하지 않고, 큰 관심이 없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시댁에서 A씨 부부가 음식을 먹는 것을 아까워 한다고. A씨는 "갈 때마다 먹을 것을 많이 사간다.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빵만 5만원 어치, 과일을 종류별로 큰 박스 째로 사간다."라며 "그런데 우리가 사간 음식을 꺼내놓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A씨가 시댁에 사간 음식을 꺼내 먹을 때 시어머니는 "한 번에 다 먹어치우니 매일 조금씩 주겠다."라며 "너희는 귤, 사과를 먹어라"라고 한다고. 문제는 A씨가 산 음식을 나중에 꺼내겠다고 하고 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에 A씨는 "한두번이지 내가 사간 음식인데 나 먹는 것이 아깝다는 태도에 기분이 상한다. 남편도 점점 내 눈치를 보더라. 나머지 식구들은 아무말 없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억울한 심경을 드러했다.
기분이 상했던 A씨는 비싼 음식을 사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올 초 구정에는 오일 세트를 사갔다. '먹을 걸 사오지 이걸 왜 사왔냐'라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돈까스 같은 것을 아이들에게 자주 튀겨주다 보니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해서 사왔다고 했다. 뒤늦게 고맙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또한, 비싼 과일과 빵 대신 비교적 저렴한 과일과 빵을 사간다고 밝혔다. A씨는 시어머니가 '이런 것들을 사왔네'하는 표정을 짓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조금 있으면 명절인데 음식은 얼마나 하실지 모르겠다. 다른 시댁 식구들이 인사하러 오셔서 음식을 많이 하시는 줄 알았다."라며 "그런데 아무도 음식을 싸주지 않는다. 맛있으니 싸달라고 해도 없다고 한다. 쟁여놓고 아이들 주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보다 못한 A씨 남편이 "우린 앉아서 몇 점 먹는게 전부인데 왜 그렇게 음식을 많이 해서 몇 시간 동안 전을 부치냐."라며 "차례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명절 분위기를 내려고 하는 것이면 음식을 사자. 아니면 나눠서 하자. 우리는 사올 테니 여기서는 알아서 해라."며 항의했고, 시댁에서 "다음부터는 음식을 조금만 하겠다."라고 했다.
끝으로 A씨는 "남편이 다시 확인을 한번 더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라며 "괜히 먹는 것으로 내가 점점 쪼잔해지는 것 같아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어진다. 내가 옹졸한 것이냐."라고 하소연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