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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융시장의 거래시간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새벽 2시까지 연장되면서,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이 본격 야간 외환거래 준비에 돌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은 외환거래 '야간데스크' 운영을 위해 최근 일제히 인력을 충원하거나 재배치했다.
KB국민은행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부서별 계획을 구축하고, 인력 운영, 내부통제 등을 점검하고, 외환거래 인력과 영업 인력 각 2명씩 총 4명에게 야간에 대고객 거래와 은행 간 거래 등을 맡긴다. 영국 런던지점에 현지 외환거래를 위한 '자본시장 유닛'을 이미 운영 중으로, 서울 야간 시간대에 관련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가 충분히 구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외환거래 부서 근무 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로 늘리고 2명을 투입해 야간데스크를 운영해 온 신한은행은 최근 런던에 현지 거래를 위한 트레이더 1명을 파견했고, 다음 달 트레이더와 지원 인력 등을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런던에서 '글로벌 자금센터'를 출범한다.
우리은행 역시 야간데스크 운영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5명을 일찌감치 충원해 트레이더로 육성했다. 지난달 런던에 딜러를 파견해 현지 외환 데스크 운영을 준비했다. 현지 거래 참여뿐 아니라 시장 조사를 통한 수익모델 발굴도 모색한다.
NH농협은행도 외환 파생 거래 관련 대량 마감 작업 수행시간을 변경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하고 외국환 중개사와 통신망 장애 발생에 대비해 대응 기능을 신설했다. 또한 외환거래 시간 연장에 대비해 관련 인력 3명을 충원했다. 야간 데스크는 2인 1조로 주 단위 3교대 운영 예정이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이 우리 외환시장에서 연장 시간대에도 문제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유동성 유지 등 여건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국내 은행들이 연장 시간대 매도·매수 가격을 활발히 제시하는 등 시장 조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유인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들이 야간시간대 환율 변동 위험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환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 거래 허용 시간도 1시간 연장한다.
외환당국은 거래시간 확대가 지나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