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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가을은 풍요롭다. '가을 맛'이 제대로다. 흔히 생각하는 오색 단풍은 시기상 아직 이르다. 그러나 오색 단풍을 압도하는 다양한 꽃이 여행객을 반긴다. 봉평의 메밀꽃을 비롯해 평창강 주변엔 백일홍꽃이 한창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가을 분위기에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평창의 눈 덮인 겨울은 신비로움을 품고 있다면, 가을은 내가 특별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별다른 계획 없이 어느덧 가까이 온 가을을 먼저 맞는 곳, 평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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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24 평창효석문화제는 지난 6일 시작해 15일 막을 내린다. 서두르면 평창효석문화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평창효석문화제는 국내 기존 지역 축제와 달리 민간 주도형 축제다. 상업성을 최소화하고, 지역 방문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메밀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만큼 시끌벅적하지 않다. 대신 현지 지역민의 정겨운 감성을 나눌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속가능 여행의 대표 모델에 가깝다.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가산 이효석을 기념하는 문화제뿐 아니라 문학마당, 전통마당, 자연마당으로 구성된 다양한 체험 행사를 통해 특별한 추억여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 평창효석문화제는 문학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예술, 정치, 음악, 코미디 등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모아 듣고, 토론하고, 창작하는 '문학미식자연주의' 축제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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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효석문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9월 봉평의 메밀꽃은 여행객을 반긴다. 이효석 문학관과 이효석 달빛언덕을 찾으면 된다. 이효석 문학관은 이효석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이효석 문학전시실과 다양한 문학체험을 할 수 있는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전시실은 그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으며 재현한 창작실, 옛 봉평 장터 모형,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물, 어린이용 영상물 등을 통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학예연구실에는 이효석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하여 그의 문학세계를 깊이 연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학정원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학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이효석 문학관 주변의 산과 들에선 메밀 꽃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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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석 달빛언덕은 이효석 선생의 생애와 근대문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라는 점에 주목해 책 박물관, 근대문학체험관, 이효석문학체험관, 나귀광장&수공간, 테마형 경관, 효석광장 등으로 꾸며졌다. 근대문학체험관은 1920~1930년대 이효석 작가가 활동했던 근대의 시간과 공간, 문학을 이야기로 풀어내어 한국의 근대 문학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꿈꾸는 달은 이효석의 기억과 추억들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카페, 작은 도서관, 기념품 판매점 등 휴게공간이 함께 마련됐다.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이 열릴 예정인 나귀광장&수공간과 효석 달빛언덕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달빛나귀 전망대도 있다.
사계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꿈꾸는 정원과 창밖의 달 모형을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연인의 달, 달빛나귀 전망대와 꿈꾸는 달 카페의 옥상을 잇는 하늘다리, 달빛광장 등이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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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평창강 주변은 백일홍 1000만 송이가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100일 동안 붉게 핀다는 뜻의 백일홍의 꽃말은 '행복'이다. 하늘하늘한 백일홍이 가득한 꽃길을 걷다 보면 가을 풍경으로 들어가는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평창군은 9월 13일부터 9월 22일까지 2024 평창백일홍축제를 진행한다. 평창읍을 대표하는 관광축제로 축제장에는 형형색색의 백일홍과 코스모스, 해바라기, 넝쿨식물, 대왕참나무숲길이 조성됐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행사와 깜짝노래자랑, 댄스, 퀴즈, 게임 등 즉석 이벤트도 펼쳐진다. 꽃밭에서 듣기 좋은 통기타 공연과 라디오 방송, 평창예술제, MBC가요제, 한가위 노래자랑 등 다양한 공연도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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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