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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대표 기업 포스코가 또다시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민단체에서도 도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공업 관련 기업 특성상 설비 노후나 시설, 장비 관련 기술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사전 안전 관리 등을 통해 사고 예방에 나설 수 있었는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와 함께 생산설비 시설 가동 중단 등에 따른 생산 물량 공급에 차질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안전사고 발생 유무와 빈도, 안전 관리 강화는 경영진의 경영능력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최근 포스코 안팎에서 장인화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14일 관련 업계와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4시 무렵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화재로 인해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을 받고 있다. 불이 난 공장의 높이가 약 50m에 달하고 불길이 거세 소방 당국은 초기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굉음을 동반한 폭발로 인근 지역에는 건물이 흔들리는 등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경북소방본부는 화재 5시간 만에 모든 불길을 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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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감식팀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만큼 추가적인 현장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 포스코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 "철강 제품 생산·수급 등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명피해도 경미한 화상 수준으로 화재 사고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포스코의 안전 관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화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총 4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1월 26일에도 내부 선강 지역 통신선에서 불이 났다. 2월 15일에는 석탄 운반 시설에서, 지난 2월 29일에는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컨베이어벨트와 COG(코크스 오븐 가스) 승압장치, 2고로(용광로) 주변 전선 등에서 불이 났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 설비 투자는 등한시하고 예방 정비를 하지 않는 사후약방문식 사후 정비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고 때마다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불안 속에 살아야 하는 포항 시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인식 개선과 안전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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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일단 최근 화재로 인한 문제가 확대해석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펄쩍 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0일 발생한 화재의 재산 피해, 화재 원인 등은 조사 중으로 심각한 시설 손상이 아닌 만큼 일주일 안에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냉각수 설비 이상에 의한 케이블 화재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소방당국에서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소 2~4고로의 탄력적 운용으로 화재에 따른 쇳물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며 "안전관리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